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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신문은 '대한민국의 절반이 울고 있다'고 썼다. 그 절반의 눈물에 내 눈물도 몇 줌 보탠다. 그리고 그 눈물들이 오늘 빗방울에 묻힌다.
여기저기...기세 등등하여 여기저기 조롱 섞인 댓글들을 띄워 올리는 무리들을 보면서, 며칠 애써 눌렀던 분노가 치민다.
'처절하게 반성하자'는 누군가의 말처럼, 이 결과는 결국 우리 모두가 떠안아야할 조금씩의 책임이다. 좀더 치열하게 살지 못하는 이 천박한 이기성...
한 해의 끄트머리에서 조용히 머리를 숙이고 나부터 내 삶을 돌아보기로 한다. 당당하고 떳떳했던 날보다 비겁하게 살았던 날들이 많았다. 눈앞의 이익을 놓칠까봐 전전긍긍하는 날들이 많았다. 마치 내가 기득권인 양, 가진 자들의 논리를 옹호하며 산 날도 여럿 있었던 것도 같다.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를 고민한다. 지금보다 힘들어질 날들을 온전히 내 힘으로 견뎌갈 수 있을지, 가만히 나의 내면을 가늠해 본다. 고개 숙이고 나를 들쑤시는 일들은 오래지 않을 것이다. 그 시간들이 끝나면 내 시선은 다시 당당히 5년 뒤의 그 어느 날을 향할 것이다. 내 시선이 향하는 곳...그곳에 내 맘이 따를 것이다.
'문재인'이라는 이름 석 자.
충분히 세상의 기득권을 누릴 수 있으면서도 스스로 그 모든 것들을 내려놓은 사람이다. 그리하여 그 커다란 눈망울로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들을 살펴 온 날들이 내 나잇살만큼이라 했다. 그 이름 앞에 부끄러울 수밖에 없는 일이다. 내가 그리 살지 못하므로...누군가 내가 살지 못하는 그 삶을 살아주었기에 우리 생이 이만큼 복되지 않겠는가.
오늘, 적어도 그 분만큼은 울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그 이름 앞에서 스스로의 생을 반성해 가는 목숨들이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날이 거듭될 수록 들불처럼 무수히 번져갈 것이기 때문이다.
선거를 치르면서 이제 내 여덟 살 아이는 두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다. '노무현' 이름 곁에 나란히 '문재인'이라는 이름 석 자. 내 아이의 일기장에 적힌 그 이름 앞에 오늘 마지막으로 눈물을 흘린다.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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