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의 마음 한 쪽... 일요일 오후, 강의실 내 책상 위에 CD하나가 놓였다. ... 포스트잇에 붙은 마음 한 쪽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런 선물도, 이런 학생도 오랜만이다. 지금껏 아이들을 대하던 서툴렀던 내 마음들이, 이 아이의 마음 앞에서 부끄러워진다.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볼 일이다. 그리고 좀더 마음을 다듬어가야 할 일이다. 이 아이의 감성이 앞으로 세상 사는 일에 크고 작은 어려움들을 헤쳐가는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하루하루... 2022.11.28
이사를 다니는 재미... 이사를 다니는 일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요즘은 이사 대행 업체가 있어 편하다고는 하지만 옮겨다니는 공간이 다른 까닭에 짐을 부리고 정리하는 일은 여전히 사는 이의 몫이다. 2년만에 다시 이삿짐을 꾸렸다. 이 고단한 과업을 그나마 견디게 해주는 것은 새 집에 대한 기대감일 것이다. 처음엔 방정리와 간단한 소품 정도의 꾸밈이었다면, 몇 번의 이사끝에 생겨난 노하우로 이젠 집 전체에 대한 공간 꾸밈을 스스로 행하는 데까지 진화했다고 자부한다ㅎㅎ. #매트 블루의 발견 코발트 블루, 딥 블루, 스카이 블루...지금껏 유행했던 블루 컬러들. 이번 컨셉은 '블루&화이트'였기에 자연스레 블루 샘플들만 눈에 들어왔다. 어반블루, 매트블루... 올 여름 발견한 새로운 이름들이다. 컬러들, 조명들, 기타 자재들은 전체.. 하루하루... 2022.08.08
미맹이 감히 추천하는 밥집(맛집?)... *미슐랭이 아닌 미맹이 감히 추천해 보는 밥집! 아무거나 주는 대로 잘 먹는, 그래서 혼자 사는 것도 겁나지 않는 삼식이가, 십 수 년 창원 살면서 댕겨 본 밥집들...미맹이라 어지간하면 다 입맛에 맞음. 근데 이곳들이 여러 SNS상에 오르내리는 거 보면 통 미맹은 아닌 듯도 하고...ㅋㅋ 어쨌거나 현지인이 추천하는 밥집들, 정리각!! *팔용동* 새벽식당ㅡ알탕이 시그니처^^ (청과물시장 내) *용호동* 푸주옥ㅡ곰탕, 설렁탕 언양각ㅡ석쇠불고기, 소고기국밥 *명서시장* 명서밀면 *상남동* 상남시장 내 1~3층 식당가 (검색에 뜨는 집은 다 어지간한 맛집) 청년키친ㅡ샐러드, 파스타류 9번 식당ㅡ고등어구이, 찌개류 성산명가ㅡ점심특선 추천, 가족 및 행사 모임 추천 (가격 제법 있음) *중앙동* 못난이집ㅡ두루치기.. 하루하루... 2022.07.09
숨은 길 한 조각을 찾아 내다. 짬 날 때마다 자전거를 타고 무작정 도시의 여기저기를 쏘다녀본다. 오늘은 여러 날 미뤄뒀던 서쪽길을 잡았다. 시작점부터 급한 오르막이 있고, 공장들이 즐비해 선뜻 내키지 않던 길이었다. 최대한 이리저리 길을 틀어 비탈을 피해 달리기로 한다. 봉암다리에서 귀산동 길을 잡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무작정 가보기로...막연히 가다보니 찻길곁으로 가려진 묵은 길이 보인다. 잡초가 무성한 걸로 봐서 이리 오가는 걸음들이 뜸한 듯했다. 하긴 보이지도 않는 길이었으니... 자전거를 옮길 만한 작은 곁다리를 건너니, 여태껏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봉암다리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숨은 길 속엔 그렇게 숨은 풍경도 있음을 알겠다. '적현부두...', 평소 예사로 보아 넘겼던 이정표가 정겹다.. 하루하루... 2022.06.22
새로운 일상...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몇 년 전 중고로 산 값싼 낡은 자전거다. 그럼에도 도시의 일상을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다. 하루는 도시의 북쪽으로, 하루는 남쪽으로...뚜렷한 목적지 없이 방향만 정해 가다보면 잠시 뭉친 다리를 펴고 싶은 곳이 꼭 한 군데는 나오기 마련. 자전거를 타면서, 또 다른 하루가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하루하루... 2022.06.08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해방', 그 모호한 이름... 10대 때부터 나는 늘 해방을 꿈꿨다. 아버지로부터, 학교로부터, 그리고 나자신으로부터... 결국 '열 여섯'의 겨울에 나는 그 모든 것들로부터의 해방을 감행했다. 울타리 밖은 추웠고, 늘 함께라 여겼던 친구들은 막상 혼자가 된 나에게서 저만치 떨어져 나갔다. 정작 해방을 감행했음에도 울타리 밖 어디든, 열 여섯 짜리가 살아갈 수 있는 곳은 없었다. 결국, 완행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하는 외할머니 집을 찾아가 치기 어린 반항을 흉내낼 따름이었다. 갑작스레 나타난 외손주 놈을 내치지 못하신 외할머니는 새벽같이 일어나셔서 손주놈 밥을 해먹여야 하는 때늦은 고역을 치르셨다. 외할머니의 그 노역을 가늠하지 못한 채, 새벽이면 비릿하게 번져나는 연밭길을 돌아, 난 새벽 완행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꼬박꼬박 .. 하루하루... 2022.04.21
국어교과서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 이유... 국어를 가르치다보면 "이게 요즘 애들에게 이해가 될까",하는 작품들이 여럿 있다. 아이들의 감성은 두고서라도 요즘의 성 인식에 부합하지 않는 것들로 인해 가르치는 일이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수십 년 시험 위주에 맞춰진 교과 편성의 폐해다. 교육 현장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는 여럿이지만 교과서 개편은 그중 가장 먼저 서둘러야 하는 사안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국어교과서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 이유** ㅡ김해뉴스, 2021. 5. 26.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 하루하루... 2021.06.03
음악에 실려 온 인연... 1998, 3. 9...그해 봄...꼬박 23년 전의 기억이다. 한창 학위논문 준비로 밤을 새우던 날이 잦던 때에, 피아노를 전공하던 친구가 간단한 곡소개를 곁들여 클래식 몇 곡을 테이프에 녹음해 주었다. 한동안, 늦은 밤이나 새벽녘 방 안을 흥건히 채우던 그 음률들은 그때 그 곡들만큼이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다. 그때 그 친구의 딸을 가르치게 되었다. 그때의 제 엄마만큼이나 발랄하고 귀여운 아이다. 어느 날, 수업 때 음악 얘기가 우연히 나와 좋아하는 음악 장르들을 얘기했더니 이 아이가 몇 곡들을 이리 보내온다. 20여 년 전, 제 엄마가 보내주었던 음악들을 다시금 꺼내 듣는다. 그리고 이 아이가 보내온 음악도 듣는다. 두 달 째, 병원을 오가는 먼 길이 지치지 않고 행복해지는 까닭이다. 인연이라는 .. 하루하루... 2021.04.17
LH사태, 공직자의 책무... 고대로부터 토지제도는 위정자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오늘날과 같이 화폐가 활성화 되지 못한 상황에서 왕족, 귀족층의 생계를 보장해주고, 왕권 창출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공신들에 대한 논공행상은, 오로지 토지에 의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지배층의 사회 윤리관을 공고히 하기 위해 여성의 정절에 대한 포상이 확대되었고, 분배가 느는 만큼 토지에 대한 위정자들의 고민도 더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근대 이후로도 땅이 일반 민중의 보편적 재화로 기능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제한된 땅덩이에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인구 탓에, 이리저리로 내몰린 빈민들은 도시 변두리를 전전하며 평생 문패 하나 새기지 못한 채 가난을 물려야 하는 세월이 길었다. 그때 우리에게 '주택복권'은, 변변찮.. 하루하루... 2021.04.09
신축년(辛丑年), '소'에 얽힌 여러 이야기들 하늘과 땅의 우주론적 질서를 조합하여 인간과 우주의 조화, 만물의 흐름을 살피려 한 '간지(干支)'는 중국에서 유래해 동양의 한자권 여러 나라로 퍼져나간 역법 가운데 하나이다. 간지는 하늘의 질서를 뜻하는 '천간(天干)'과 땅의 질서를 나타낸 '지지(地支)'가 합쳐진 이름인데, 이 둘을 조합하면 모두 '육십갑자'가 만들어진다. 우선 천간은 '갑, 을, 병...'으로 이어지는 십간(十干)으로 구분되고, 지지는 '자, 축, 인, 묘...'등의 십이지지로 나뉜다. 2021년 새해는 천간의 여덟 번째인 신(辛)과 지지의 두 번째 '축(丑)'이 어우러지는 신축년이다. 이때 '신'은 흰색을 뜻하고, '축'은 소를 가리키므로 내년은 '흰 소 띠의 해'가 되는 것이다. 소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러 나.. 하루하루... 2021.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