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

신축년(辛丑年), '소'에 얽힌 여러 이야기들

하늘과 땅의 우주론적 질서를 조합하여 인간과 우주의 조화, 만물의 흐름을 살피려 한 '간지(干支)'는 중국에서 유래해 동양의 한자권 여러 나라로 퍼져나간 역법 가운데 하나이다. 간지는 하늘의 질서를 뜻하는 '천간(天干)'과 땅의 질서를 나타낸 '지지(地支)'가 합쳐진 이름인데, 이 둘을 조합하면 모두 '육십갑자'가 만들어진다. 우선 천간은 '갑, 을, 병...'으로 이어지는 십간(十干)으로 구분되고, 지지는 '자, 축, 인, 묘...'등의 십이지지로 나뉜다. 2021년 새해는 천간의 여덟 번째인 신(辛)과 지지의 두 번째 '축(丑)'이 어우러지는 신축년이다. 이때 '신'은 흰색을 뜻하고, '축'은 소를 가리키므로 내년은 '흰 소 띠의 해'가 되는 것이다. 소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러 나..

하루하루... 2021.03.25

『페스트』와 『눈 먼 자들의 도시』, 그리고 '코로나'

194X년 4월 16일 아침, 평온하기 그지없는 알제리의 해안 도시 '오랑'. 의사 '베르나르 리외'는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을 나서다가 피를 토하고 죽어 있는 쥐 한 마리를 발견한다. 병원을 관리하는 수위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리외는 퇴근길 자신의 집 복도에서도 피를 토하고 쓰러진 쥐를 발견하고선 사태의 심각성을 감지한다. 그리고 며칠 뒤, 도시는 온통 피를 토하는 쥐들의 사체로 덮이기 시작했다. 페스트의 시작이었다. 평온하기 그지없던 이 조용한 해안 도시는, 사람들의 곁에서 피를 토하고 죽는 쥐들로 인해 순식간에 공포의 도시로 변해 버리고 말았다. 도시는 봉쇄되었고, 봉쇄된 도시 안에서 사람들은 불안과 공포, 절망과 죽음이 혼돈하는 재앙의 시간을 견뎌야만 했다. 알베르 까뮈의 소설 『페스트』(19..

산문 읽기... 2021.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