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나라 곳곳에 이태원의 '경리단길'을 본뜬 이름들이 하나둘씩 등장하더니, 이젠 새롭게 꾸며진다 싶은 길거리엔 모두 '-리단길'을 붙이고 있다. 객리단길(전주), 평리단길(인천), 황리단길(경주), 해리단길(부산), 봉리단길(김해) 들처럼, '-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길거리는 전국에 20여 곳이 넘는다. 도시의 낡은 골목들이 새롭게 단장을 하고, 쇠퇴한 골목들에 사람들이 북적대는 일은 분명 반길 만한 일이다. 그러나 왜 하나같이 '-리단길'이라는 이름이어야 할까? 원래 '경리단길'은, 1957년 3월에 설립된 '육군중앙경리단'(현, 국군재정관리단)이 위치해 있던 일대를 일컫던 이름이었다. 따지고 보면 각 동네의 첫 글자만 따와 거기에 '-리단길'이라 붙이는 것은, 우리 어법에도 전혀 맞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