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 3. 9...그해 봄...꼬박 23년 전의 기억이다.
한창 학위논문 준비로 밤을 새우던 날이 잦던 때에, 피아노를 전공하던 친구가 간단한 곡소개를 곁들여 클래식 몇 곡을 테이프에 녹음해 주었다. 한동안, 늦은 밤이나 새벽녘 방 안을 흥건히 채우던 그 음률들은 그때 그 곡들만큼이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다.
그때 그 친구의 딸을 가르치게 되었다. 그때의 제 엄마만큼이나 발랄하고 귀여운 아이다. 어느 날, 수업 때 음악 얘기가 우연히 나와 좋아하는 음악 장르들을 얘기했더니 이 아이가 몇 곡들을 이리 보내온다.
20여 년 전, 제 엄마가 보내주었던 음악들을 다시금 꺼내 듣는다. 그리고 이 아이가 보내온 음악도 듣는다.
두 달 째, 병원을 오가는 먼 길이 지치지 않고 행복해지는 까닭이다.
인연이라는 것, 그리고 그 사이의 추억이라는 것...
남은 날을 사는 동안, 이리 소중한 추억들을 되도록 많이 쟁여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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