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 날 때마다 자전거를 타고 무작정 도시의 여기저기를 쏘다녀본다. 오늘은 여러 날 미뤄뒀던 서쪽길을 잡았다. 시작점부터 급한 오르막이 있고, 공장들이 즐비해 선뜻 내키지 않던 길이었다. 최대한 이리저리 길을 틀어 비탈을 피해 달리기로 한다.
봉암다리에서 귀산동 길을 잡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무작정 가보기로...막연히 가다보니 찻길곁으로 가려진 묵은 길이 보인다. 잡초가 무성한 걸로 봐서 이리 오가는 걸음들이 뜸한 듯했다. 하긴 보이지도 않는 길이었으니...
자전거를 옮길 만한 작은 곁다리를 건너니, 여태껏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봉암다리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숨은 길 속엔 그렇게 숨은 풍경도 있음을 알겠다.
'적현부두...',
평소 예사로 보아 넘겼던 이정표가 정겹다.
반대편 구마산 수변공원쪽 풍광도 바다를 품은 도시의 운치를 제법 더해준다.
이제 숨은 길들을 찾아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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