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조영래, <구름길>

naru4u 2016. 4. 15. 17:50



       구름길

                      -조영래


  덜컹이지 않는 길이 어디 있으랴

  땅 위에도 구름 위에도

  수많은 흔들림 방지턱

  그대에게 가는 길 그대가 오는 길엔

  무수한 과속 방지턱



  ‘물체에 가해지는 외부 힘의 크기에 따라 속도는 점차 증가한다.’ 뉴튼이 정립한 운동 제2법칙(가속도의 법칙)은 꼭 물리적 대상에서만 찾아지는 것은 아닌가보다. 하나의 마음이 다른 마음에게로 향하는 일도 이와 같다.

   저 “구름길” 위나 혹은 아래, “그대가 가는 길 그대가 오는 길”에 덧붙는 가속도가 때로는 아찔할 때가 있어, 우리 사는 삶에도 그리 무수한 방지턱들이 존재하는가보다. 시간 지나 돌아보는 어느 자리에선, 방지턱에서의 그 덜컹임조차 그리움으로 기억될까?

   그렇게 덜컹거리며 흔들린 그리움들이 가로로, 혹은 세로로 새겨져, 길지도 짧지도 않은 생의 어느 한 자리에서 추억으로 낡아갈 수 있을까?

그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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