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안 떠돌기...

네잎클로버...혹은 토끼풀

naru4u 2020. 8. 29. 18:06

어느 집 계단 한 켠에 소담스런 화분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화분에 심어진 토끼풀은 처음이다.

어릴 적, 학교 오가는 둑방길에서 네잎클로버를 찾느라 오후 햇살을 다 놓치던 때가 있었다. 그땐 그 행운말 하나에도 그리 간절했었는데...

그리스 신화에선, 벌들이 독풀을 피할 수 있게 제우스가 붓으로 흰 동그라미를 표시해줬다고 전한다. 토끼풀꽃이 그리 생긴 까닭이다.
그 흰꽃대를 갈라 풀반지, 풀시계를 만들어 연인의 손목을 수놓아 주던 젊은 날 한 때도 있었다.

수십 년 전 일깃장 갈피 어딘가에는, 입시를 앞둔 내게 네잎클로버를 코팅해 건넸던 갈래머리 소녀와의 추억 한 토막도 끼워져 있을 것이다.

저 소담한 화분 하나에도 옛생각이 주렁주렁 매달려 나오는 걸 보니, 확실히 갱년기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