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분노'하고 싶어지는 날들이 잦다.

naru4u 2011. 12. 2. 23:03

시인 김수영은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왜 조그마한 일에 분개하는가"라며 스스로를 책했다. 번쩍거리는 활자의 '자유' 앞에서 '사령(死靈)'으로 살아가는 일이 부끄러웠던 게다.

요즘의 나는 그 '조그마한 분개'조차도 애써 참고 살고자 한다. 그것이 어른스러운 것이고, 그것이 까탈스럽지 않은 것이고, 또 그것이 더불어 사는 삶이라 생각하면서.

 

그런데, 스테판 에셀은 이런 내게 '분노하라'고 고함친다.(<분노하라>, 돌베개, 2011)

그 스스로 나치의 부당함에 온몸으로 맞섰던 것을 들려주며, '레지스탕스'의 출발은 '분노'에서부터였다고...

 

나는 스스로...'혁명'은, 위로부터도, 아래로부터도 아닌 '내 안'의 어디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믿고, 또 그렇게 말해왔다. 오래도록 신념처럼 믿어 온 이 말이, 노작가의 외침 앞에서 허허롭게 흩어졌다.

그러고보면...

혁명은, "머리띠를 질끈 묶고 광장에서 피를 흘려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믿어왔던 내 삶의 태도는 어쩌면 나를 둘러싼 그 거대한 힘 앞에 주눅 든 스스로의 합리화였는지도 모른다.

 

'분노하고, 또 분노하라!'

그리하여,

나는 지금, 분노하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