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제 삶터 가까이 당신이 계셨음에도,
번잡함을 핑계로 한 번도 걸음하지 못했습니다.
세인들의 번잡스러움이 가실 때쯤이면,
시골 아버지를 찾아 뵙 듯, 손주같은 아이들 앞세우고 찾아뵈올까, 그렇게 미루기만 했던, 우둔하기 짝이 없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봉하의 그 조그마한 동네 점방에서 당신의 말씀 대로 오붓하게 막걸리 한 잔 대접할 날이 있을까, 하고...
첫날부터 망연히 TV앞에서 울고 있는 나를 보며, 다섯 살짜리 아들 녀석이 눈치 끝에 묻는 물음은 조심스럽습니다.
"아빠 왜 울어?"
가슴 속엔, 이 울음의 이유들이 무수히 번집니다.
'노간지 열풍'에 겁먹은 이 나라 정권의 나약함과
그 나약함을 숨기기 위해 당신을 먹잇감으로 삼은 이 땅의 권력자들.
그리고 그들의 뒤를 '하이에나'처럼 뒤쫓던 언론의 무리들...
삭막하기 이를 데 없는 현실 정치판에선
의리도 없고, 패기도 없는...
한낱 양아치 같은 정치권의 조무라기들이 서로 패싸움을 벌이기만 하는 나라.
그리고 또...
"나를 버리셔야 합니다"라던 당신의 말...
아이는 곁에서 거의 울먹이는 말투로 다시 묻습니다.
"아빠 왜 울어?"
그제서야, 아이의 머리를 끌어 안으며 대답합니다.
"저 분이 나의 대통령이시다...언제나...영원히...
저 이름을 꼭 기억해라...노.무.현!"
당신은 유일한 나의 대통령이십니다.
만약 저 세상이라는 것이 있다면, 거기에서는 부디 당신이 꿈꾸셨던 그 '아름다운 세상'을 꼭 만들어보시길.
'소신'과 '노력'이 있으면 누구나 행복해지는 나라. 적어도 '원칙'이 기본이 되는 나라.
이 땅에서의 제 생이 다하는 날...
그땐 당신의 나라에서 가장 미천한 일꾼이 되어도 좋겠습니다.
부디, 평온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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