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우상의 눈물...

naru4u 2009. 4. 24. 12:27

우상의 눈물...

 

어느 누구도 눈길 한 번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던,

한 때 이 나라 최고의 권력자이자 독재자였던 이에게 고함을 질러대던 그 날부터

그는 내 우상이 되었다.

못 생긴 얼굴에 자그마한 체구는 그를 참 볼품없는 사람처럼 보이게도 했지만,

언제나 당당함을 잃지 않고, 옳은 것이라 믿는 것에 모든 것을 걸 줄 아는 듯해 보였던

그의 됨됨이가 너무나 좋았던 탓이다.

그를 우상으로 여긴 이는 나만은 아니었던 듯...

그는 그렇게 이 나라 최고 권력자가 되었다.

 

권력자가 되어서도 그는 내 믿음처럼 변함이 없었다.

대통려이라고 하기엔 모자랄 정도로 소탈했고,

신념을 위해 낮은 자리에서 토론하기를 꺼리지 않았다.

독재자의 권위에 길들여진 어떤 이들은 그런 그를 두고

"품위가 없다"라고 입방아를 찧었고,

심지어 이저런 이유를 내세워 그를 법정으로 내몰았다.

그때, 그는 남산에 올라 늘어선 촛불을 보며, 할 말을 삼켰다 했지만

내 입 안에선 수십 개의 혀가 돋아, 그를 위한 변론들을 주변인들에게 쏟아내었다.

그는 그렇게 내 우상이었다.

........................................

그 우상이 이제 내게 말한다.

"나를 버리라."

더 깊어진 그의 주름 속에 그득 고인 '눈물'을 본다.

내 '우상의 눈물'이다.

아니, 이제 더 이상 그는 내 우상일 수 없지 않은가?

신념과 청렴함과 투명함이 사라진......

그 자리가 그토록 투명하게 앉아있기 힘든 자린가...

그럴테지...

상상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평범한 삶속에서 투명함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을 새긴다.

이제 나는 내 아이들에게 '우상'이 되어야겠다.

나의 우상이 끝내 지키지 못한 그 투명함, 신념 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