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연애...사랑...그리고 결혼...

naru4u 2017. 11. 21. 16:34




드라마 작가와 쉐프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사랑의 온도>.

'사랑의 온도'...그런 게 있긴 하나...

만약 있다면 그건 몇 도씨쯤 되려나...

날이 춥다.

가을이 되면서부터 길거리 뒹구는 낙엽처럼 그렇게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싶을 때가 있었다. 그래서 가을이 되면 마음이 자꾸 밖으로 떠돈다. 가고 싶은 곳, 가봐야 할 곳...또는 어디든 정해진 곳이 아니더라도...가끔은 기억에 익숙한 곳이기도 하고, 또 가끔은 무턱대로 이정표대로 달려가는 곳이기도 하다.

드라마에 비치는 이들의 나이 때...나는 어떠했었나...뚜렷한 직업도 없었고, 미래에 대한 확신도 없었던 때...불안하고, 모든 게 불편했던 시간들...그래서 혼자서 안으로 안으로만 꼬여 가기만 했던 때...내 안은 그때 영하쯤 됐으려나...



'하우스 푸어'를 선택한 남자와 S대 출신의 방송 작가가 꾸려가는 러브스토리. 집값을 해결하기 위해 위장 결혼을 선택한 이들의 동거는 담백하다. 유일한 공유는 고양이 한 마리였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공유하는 것들이 하나씩 늘어난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 모든 것이 서툴기만한 이들...서른의 나이에도 무엇 하나 선명해지지 않는 삶을 이들은 어찌 견뎌내나...내 나이 서른에 나도 그랬었나...아니 어쩌면 이들보다 더 불안한 서른이었을지도.

누구나 각자의 삶에는 응달진 그늘이 드리워 있다. 나는 그 응달의 자리를 아프게 기억하고 있는가, 아니면 혹독한 무더위 속 서늘한 그늘 한 자락쯤으로 기억하고 있는가...

그게 어떤 것이었는지는 나이가 더 들어야 알 수 있을까...아니면 그건 언제여도 알 수 없는 것들일까...가끔 조연들이 보여주는 당당함이 그 안에 감춰진 상처를 가리기 위한 방어기제라는 것을 보면서, 그 나이 때 안으로부터 꼬여만 있던 나의 그 예민함도 어쩌면 그런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돌이켜보면, 사랑도...결혼도...여지껏 어느 것 하나 선명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모처럼 화면으로 만난 장나라, 그리고 이호준. 이저런 걸 떠나서 장나라의 연기만큼은 이 드라마에서 인정할 수밖에!

어느 날 이혼을 결심한 부부가 대학에서의 첫 만남 때로 돌아간다는 설정이다. 결혼 생활 내내 맘을 터놓지 못했던 서로의 이야기들을 고백한다는 뜻과, 과거로 돌아간다는 뜻의 'go back'이 한데 어우러진 제목이리라.

그들이 돌아간 자리엔 오랜 친구들, 돌아가신 어머니, 그리고 잊고 있었던 각자의 첫사랑들이 있다. 조금 더 지혜로운 나이를 겪어 본 뒤라, 스무 살짜리 청춘들의 혼란을 나름대로 풀어가는 모습들...

우리가 지금 알았던 것을 만약 그때에 알았더라면...우리 생이 좀더 달라졌을까. 그리고 지금보다 더 나이 들어 알게 되는 것들을 지금 알 수는 없을까... 지금 다소 혼란스럽고, 막막한 것들, 혹은 제대로 풀리지 않는 생각들을 어떻게 하면 좀 가지런하게 정돈할 수 있을까...내가 만약 돌아간다면 난 지금의 이 상황들을 어떻게 꾸려갈 수 있을까...


최근, 이 몇몇의 드라마들을 보면서 지난 나의 20년을 생각해본다. 막연하고 불안하고, 어느 것 하나 선명하지 않았던 그때...그렇다고 지금은 막연하지 않은가, 불안하지 않은가...생각해보면 그 막연함과 불안감, 흐릿함은 한 인간의 생 전체에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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