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

강재윤님의 시...<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naru4u 2010. 11. 30. 15:00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강 재 윤*

 

견딜 수 없는 날들은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그리움을 견디고 사랑을 참아

보고 싶은 마음 병이 된다면

그것이 어찌 사랑이겠느냐

그것이 어찌 그리움이겠느냐

견딜 수 없이 보고 싶을 때는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우리 사랑은 몇천 년을 참아왔느냐

참다가 병이 되고

사랑하다 죽어버린다면

그것이 사랑이겠느냐

사랑의 독이 아니겠느냐

사랑의 죽음이 아니겠느냐

사랑이 불꽃처럼 타오르다

연기처럼 사라진다고 말하지 마라

사랑은 살아지는 것

죽음으로 완성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머지않아 그리움의 때가 오리라

사랑의 날들이 오리라

견딜 수 없는 날들은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곽재구엮음, [별밭에서 지상의 시를 읽다](이가서, 2004)

 

'사랑'...그것이 무엇인지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뜨겁게 불타 죽어도 좋을 것이 사랑이라 여겼던 때가 있었다. 무엇이든 참고 견디는 것이 사랑이라 여겼던 때도 있었다. 그래서 그 사랑 때문에 죽는 일은 행복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견딜 수 없는 사랑'...그게 무엇인지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돌아보면 그립고, 어떤 것도 참아낼 수 있으리라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고...사랑은 살아지는 것이라고...

 

아, 그러면 '견딜 수 없는 날들을 견디지' 않고, 어찌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