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

박태일님의 산문집...<새벽빛에 서다>...

naru4u 2010. 12. 14. 21:13

 

 

 

 

박태일 지음,

<새벽빛에 서다>(작가와 비평, 2010)

모처럼 찾은 시내 대형서점에서, 막 배송되어 묶음끈도 풀기 전의 이 책을 만났다. 책 제목처럼 첫 빛을 가려뽑은 행운...기분 좋다!

시인인 글쓴이가 수십 년 여기저기 풀어놓은 줄글들이 한 울 안에 오롯이 담겼다. 이미 어떤 것은 신문에서, 또 어떤 것은 잡지에서 낯을 익힌 문장들이지만, 다시 읽고 곱씹을 때마다 그 맛을 달리하는 문장들이다. 어렵지 않은 단어들을 버무려 그들 사이에 갖가지 의미들을 빚어내는 시인의 문장놀림은 늘 내게 길이었다. 그랬기에 그 문장들을 꼭꼭 쟁이던 젊은 날의 한 때는 참으로 행복했다.

 

   시인의 시로도 그려진 바 있는 '용호농장'에 그러한 애시린 서사가 있음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이육사의 따님, '옥비' 여사에 대한 시인의 마음씀씀이는 그때나 지금이나 숙연한 마음을 갖게 한다. 시인의 걸음을 따라, 헌책방을 훑고 다녔던 한 때의 기억들은, 참빗으로 머리를 빗어내릴 때의 정갈함마냥 뒷기분이 은근하다.

   시인의 시어들을 마음으로 물고, 시인의 문장들을 손끝으로 움켜쥐고 걷던 내 스물, 혹은 서른의 그 어느 한 때가 내겐 '화양연화(花樣年華)'였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