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선정한, ‘인천-아시안게임’ 명장면 1위>...
-대회 중, '쑨양'이 박태환에게 선물한 생일케이크
--쑨양에게 박태환은 우상이자 라이벌이었다. 쑨양은 중국의 영웅이었고, 박태환은 아시아의 영웅이었다. 그러나 그들을 대하는 나라 안의 사정은 사뭇 달랐다. 쑨양이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훈련에 임한 반면, 박태환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마땅한 스폰서 없이 홀로 훈련했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에서 쑨양은 은메달을, 박태환은 동메달을 얻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 물속에서 쑨양은 박태환의 손을 치켜 들어 주었고, 박태환은 그런 쑨양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유형 400m와 계영 4x100m에서는 서로 악수와 포옹을 하면서 위로하고 격려했다. 쑨양은 자유형 400m와 계영 4x100m에서 금메달을, 박태환은 두 종목에서 동메달을 얻었다.
--경기가 있던 날은 박태환의 스물 여섯 번째 생일이었다. 쑨양은 오래도록 계획해 왔던 특별한 케익을 시상이 끝난 자리에서 박태환에게 건넸다. 자신의 우상에게 바치는 특별한 마음이었다. 그의 우상이자 라이벌었던 박태환에게 이 아름다움 마음은 오래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라이벌이라는 긴장감을 내려놓고 형과 아우로 오래도록 나이 들어 갈 것이다.
경쟁자, 혹은 우상이라는 이름의 누군가가 내 생의 한 켠에 늘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 행복하면서도 가슴 떨리는 일이다. 끊임없이 그에게 나를 비추고 그리하여 나를 돌아보는 일. 닮고 싶다가도 시기하고, 또 그 시기심을 스스로 극복해 나가며 성장하는 일...
언젠가부터 그런 마음 속 우상을 잃어버린 느낌이다. 누군가에게 우상이 되려고 발버둥쳤던 시간들이 허허롭다. "쑨양은 나의 라이벌이 아니다. 나는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내 기록을 극복하기 위해 매 시합을 준비한다"던 박태환의 말처럼 누군가의 우상이 되는 일은, 그를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절로 만들어지는 일일 것이다.
그러고보면 가까이, 내 아이에게조차 '우상'으로 치켜세워지지도 못하는 생이다. 돌아보는 날들과 내다보는 날들이 허허롭고 아득하다. 그 허허로운 마음으로 나는 또 한 번 갈 길을 잃고 서성인다. 허허로운 마음이 찬바람에 흩날리지 않도록 어느 한 점에 마음을 옹차게 묶어야 할 일이다. 그리하여 다시금, 나는 그 옛날 내 마음 속 우상들을 하나씩 불러보려 한다.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젠가...(사랑밭 새벽편지)... (0) | 2014.11.03 |
---|---|
영면(永眠)... (0) | 2014.10.31 |
아버지 오시다... (0) | 2014.06.23 |
하루를 견딘 힘으로 다시 하루를... (0) | 2014.06.22 |
우리는 모두 직무유기의 공범! (0) | 2014.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