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핀다...다시 봄은 오고...또 그리 쉽게 가리라. 꽃이 피는 동안, 사람들은 분주히 이저리로 남은 꽃무더기를 보기 위해 멀고 가까운 길 위에 오른다. 가끔은 아직 망울도 피지 않은 꽃나무들을 찾아 꽃마중을 하기도 한다. 꽃이 핀다는 것...사람들이 그 번잡한 꽃마중을 나서는 것은 어쩌면 아쉽게 놓쳐버린 스스로의 꽃같은 한때를 그 화려한 꽃그늘 아래서 추억하기 위함인지 모를 일이다. 그럴수록 돌아보는 옛 나날들이 더욱 아쉽고 애만 탈 일일진데...
그렇다고 남은 날을 내다보는 일이 언제나 선명한 것은 아니다. 이만큼을 살고서도 남은 날들을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은 그만큼 삶이 만만한 것이 아니라는 뜻인지도...아니, 어쩌면 그것에 확신을 갖고자 하는 것 자체가 욕심일지도...다만,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것!
봄꽃을 서둘러 마중하려는 것도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으려는 몸짓일게다...
그럼에도 나는 늘 그 타이밍을 놓친다...
올해도 벌써 꽃이 진다...
<구례 화엄사 홍매화>
살면서 가끔은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해야 할 때가 있고, 해선 안 되는 일 앞에서 망설일 때가 있다. 그 선을 넘느냐 마느냐는 각자의 몫일 테지만, 선택 앞에서 무엇보다 분명한 기준이 되어야 하는 것은, 그것이 다른 누군가의 생을 불편케 하는 것인가이다.
'출입금지'.
우리 생도 저렇게 넘지 말아야 할 자리를 선명히 금 그어주면 사람들은 좀더 현명해질까...아니면 그어진 선 너머를 다시 욕망할까...
나는 어떠한가...나는 지금 내 생의 금들을 모두 넘어서고 싶다...
<구례 산수유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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