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당신도 살아>(오히라 미쓰요 지음, 북하우스)
지난 해 학생으로부터 추천받은 책이었다. 그때 사서 책상 위에 올려둔 채 해를 넘겼다.
불행한 10대를 보낸 한 여성(오히나 미쓰요)이 파란만장한 삶의 역경을 극복하고 스물 아홉에 변호사가 된 스토리...
뻔~한 감성팔이 서사라 여겨져 첫 몇 장을 넘기다 덮고 말았다. 그러나 사실은 나의 10대 또한 그리 만만치 않았기에 내 과거를 돌아보는 것같아 그런 불편함이 컸던 것인지도 모른다.
읽는 내내, '이 여자는 대체 뭘로 생계를 꾸려갔을까, 이렇게 공부만 한다면 그게 뭐 어렵다고...' 하는 삐딱한 궁금증이 내내 따라 붙었다. 이 여자의 후원자 역할을 하는 '오히라 아저씨'에겐 그 저의가 무얼까, 하는 지극히 속물스러운 상상을 떼놓기 힘들었다. 이책을 읽는 것이 내내 불편했던 것은 그런 나의 속물성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단번에 이책을 읽어내린 것은 그 불안했던 생의 한때를 극복해가는 이 주인공과 나 자신을 견주어 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던 것같다. 지금의 내 모습을 만족스럽다, 혹은 그만하면 성공했다, 라고 장담할 순 없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마냥 불안하고 불평만 많았던 10대를 잘 극복한 듯도 싶다. 그리고 지난 날, 스스로 내 생을 포기하지 않게, 곁에서 내 생의 한자락을 야무지게 붙들어 주었던 그 모든 것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난 누군가의 생을 붙들어 줄 수 있을까...
자신없는 질문들이 난무하는 밤이다.
이 물음의 답을 에필로그의 문장들로 대신한다.
(오히라 아저씨가 주인공에게 보내준 글귀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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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바로 출발점
인생이란 하루하루 훈련을 쌓아가는 것이다
인생이란 나 자신을 갈고닦는 훈련의 장이고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훈련의 장이고
삶의 감동을 맛볼 수 있는 훈련의 장이다
지금의 이 행복을 행복으로 여기지 못한다면
언제 이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겠는가?
이 행운을 발판 삼아 있는 힘을 다해 나아가자
나 자신의 미래는
바로 이 순간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지금 당장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 노력은 언제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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