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읽기...

<미움 받을 용기1, 2>(기시미 이치로 외)...아들러심리학...

naru4u 2018. 4. 18. 18:21




<미움 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전경아 옮김)


-이 책은 아들러 심리학을 기초로 한 자기계발서에 속하는 책이다. 아들러 심리학을 신봉하는 철학자와 거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 청년의 대화 형식으로 진행되는 형식은 마치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을 보는 듯하다.

3년 전, 첫권이 우리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이 2권 출간의 계기가 되었으리라.(1권에서 끝냈으면 좋았을 것을...)


  1권을 읽을 때만 해도 아들러의 사유가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그 1권을 채 다 읽기도 전에 "이거 뭐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마치 내가 처음 성경에 의문을 품을 때와 같은 의구심이었다. 문장이 거듭될 수록 이게 아들러의 생각인지, 아니면 이 작가의 생각인지가 모호해졌다. 그게 이 저자들의 생각이든, 아들러의 사유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책에 담아 내고 있는 '사랑', '자립', '현실', '협력' 등의 용어들은 우리가 어릴 때부터 책으로, 혹은 어른들의 잔소리로 배워 온 그 빤~한 규범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 혹은 '행복해지는 법'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경쟁'하지 않는 것, 오로지 '나'로서 자존감을 갖는 것, 누가 뭐라든 '나' 스스로의 자존감으로 독립적 삶을 살아가는 것, 그리하여 '열등감'에 휩싸이지 않는 것...


  그러나 우리를 둘러싼 현실은 그걸 허락치 않는다. 경쟁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도태되면 행복할 수 없다. 도태되는 순간, 우리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 온전한 사랑도, 그 사랑 위에 생겨나는 가정도 꾸릴 수 없다. 오로지 도태된 모습으로의 '자아' 홀로 존재할 뿐이다. 그렇게 독립되는 자아는 행복한가? 결코!


  아들러 심리학은 '인과론'으로 설명되는 프로이트의 이론을 부정한다. 그의 심리학은 '목적론'에 맞춰져 있다. 우리의 현재는 과거의 어느 것으로부터 결정된 것이 아니라, 미래의 바람직한 무언가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프로이트의 결정론적 인과론에 정면으로 맞서는 논점이다. 그래서 프로이트와 갈라설 수밖에 없었으리라. 매력적인 주장이다. 그러나 적어도 이책을 통해 이해하는 아들러의 사유는 아쉽다. 아들러 심리학이 한때 반짝, 했다가 금세 사그라드는 분위기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듯싶다.


  어쨌든 또 한 권의 책이 나를 스쳐갔다. 이제 책 읽는 목적은 배움에 있지 않다. 하루하루 무료하기만 한 이 시간들. 가슴 한 구석이 뻥, 뚫려 그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이 가슴 한쪽을 잠시 잊기 위함이다.

  책도, 여행도...어느 순간, 그렇게 목적이 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