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나이와 눈물의 상관관계...

naru4u 2011. 3. 17. 17:22

원래 눈물이 많은 편이었다. 아버지는 이런 나를 사내답지 못하다며 꾸짖기 일쑤였다. 어떤 이는 'B형'이기 때문이라며, 혈액형을 끌어다 붙이기도 했다. 나는 많은 누나들 틈에서 배어든 감성쯤으로 여겼다. 이런 감성은 나의 문학에 도움이 되었다.

.........

나이가 들 수록 눈물이 많아졌다. 어떨 땐 모로만 누워도 눈물이 났다. 이런 내 눈물샘이 신기해, 누군가에게 얘길했더니 눈물샘 주변의 근육이 노화되어 그렇단다. '노화'라니! 발끈,했다. 그말이 지닌 과학적 근거보다는 '노화'라는 말이 주는 감정적 반응이었다. 어쨌거나 부쩍 눈물이 많아져버렸다.

.........

요즘은 우는 날이 잦다.

모니터 앞에서 주르륵, 눈물 흘리는 날이 많은 요즘이다.

전화기 너머, 날이 다 무뎌진 아버지의 노쇠한 음성에 울고,

해마다 조금씩 낮아지는 엄마의 봉분과 듬성한 그 풀빛에 울고,

어렵게 중년을 버텨온 큰누나의 사무실 개소 소식에 운다.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놈의 등굣길을 멀리서 내다보며 울고,

늦은 밤, 이불을 걷어내고 잠든 어린 딸 아이의 소름 돋은 팔뚝을 보며 운다.

 

'입양가는 어린 아이를 밤새 업어 재운 스튜어디스들' 기사에 울고,

일본 대지진에 얽힌 그 드라마같은 서사들에 운다.

그리고...

그리고...이십 년이 지나는 동안,

팍팍한 삶속에 서로를 그리워하는 이 낯익은 이름들도 물기에 젖는다.

 

되새기고 내다볼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 일상...

이 삶이 고마울 따름이다.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붉은 황톳물에 대한 기억...  (0) 2011.06.25
산다는 것은...또 죽는다는 것은...  (0) 2011.06.22
몸부림...  (0) 2010.11.28
...별 총총한 가을 아래 바람이 스친다...  (0) 2010.11.01
부끄러움...  (0) 2010.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