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

나태주, <멀리서 빈다>

naru4u 2018. 10. 30. 16:19




<멀리서 빈다>

                                   -나 태 주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박광수 엮음,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걷는나무, 2014)

헌 책방을 뒤적이다 뜻밖의 책을 발견했다. 양장본의 이런 두꺼운 표지에 손길이 가는 편이 아닌데, 이 날은 어찌 이 표지가 눈에 띄었는지 모를 일이다. 표지보다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는 제목이 마음을 끌었을 것이다. 나라안팎의 문장들을 한데 모은 책이다. 사는 곳이 다르고 각자 살아낸 삶이 달랐을진데도 문장들에 담긴 마음들은 똑같다. 쓴 이도, 읽는 이도...

올 가을은 이 책으로 인해 따뜻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