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

<신화속으로 떠나는 언어 여행>...아이작 아시모프

naru4u 2016. 4. 17. 18:34

  오랜만에 책장에 묵혀 둔 책을 꺼내 든다. 두어 번의 이사를 다니는 동안, 참 많은 책들을 버리고 또 버렸는데 늘 같은 자리, 눈 닿고 손 닿는 가까운 곳에 꽂히는 책들이 몇 권 있다. 이 책이 바로 그 가운데 하나이다.

  십여 년도 훌쩍 넘은 어느 해에 헌 책방에서 눈에 띈 이 책을 지금은 구하기가 쉽지 않다. 눈에 띄는 족족 사다가 인연 닿는 사람들에게 선물로 줬던 것이 십여 권이 넘는다.


           


이 책을 쓴 이는 소련 출신의 과학자 아이작 아시모프이다. 과학자답게 그의 책들은 대개 과학 분야에 치우쳐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바탕으로 영어의 어원을 밝혀 놓은, 다분히 인문학적 교양서에 속한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았다면 인간은 인간일 수가 없었을 것이다"


라는 그의 말에서 이 책의 창작 동기가 '인간'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 가운데 하나임을 짐작할 수 있다. '번개', '바람', '계절의 변화', '별'과 '행성' 들에 대한 이 과학자의 궁금증은 결국, 3천년 전의 신화 세계에 닿았다. 그는 신화를 통해 '우리 스스로에 대해서 보다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과학과 이성의 바탕에, 세계를 이해하는 인문학적 소양이 있음을 믿었던 것 같다. '이성-감성', '문과-이과', '과학-인문' 들처럼 세상이 이분법으로 동강 난 현실에서, 이 과학자가 가진 의문이 왜 필요한가 되돌아 보게 된다.




  한 장이 끝날 때마다 그 신화에서 유래한 영어 단어들을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고 있다. 대학 때 기계적으로 외웠던 VOCA를 이렇게 공부했더라면 지금 내 영어는 좀 더 나아졌을까...

  십여 년만에 다시 읽는 책이 조금은 낯설고, 또 조금은 익숙하다. 군데군데, 밑줄 친 문장들에선 내 젊은 날의 한 때가 지나가기도 한다. 묵은 책을 다시 읽는 재미 가운데 하나이다.



'시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태주, <멀리서 빈다>  (0) 2018.10.30
김태동의 시, <내 영혼의 마지막 연인>  (0) 2017.08.31
<지상의 방 한 칸>(김사인)...  (0) 2016.03.26
<첫눈>(송창우)...  (0) 2016.03.24
돌아본 기억이 아득하다...  (0) 2015.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