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돌아보면 바둥대며 살았던 시간들이 어느새 아득하게 멀어져 있다. 그 아득함 속에는 놓치고 비껴가버린 이름들도 빼곡하다.
이제 남은 생이 얼마일진 몰라도, 지나온 세월마냥 그리 놓치고 비껴가는 이름들이 없도록 좀더 지혜로와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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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앞에 봄이 있댜>(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속에
파도치는 냘 바람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쟘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와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믄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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