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새 7년...
노오란 바람길 따라 봉하엘 간다.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그분을 그리며 찾아든 사람들로 봉하 벌판이 그득했다.
새벽부터 하루 종일 뙤약볕 아래 기꺼이 땀을 흘리신 자원봉사자분들...
그분들을 보며, 나는 내 발밑에 떨어진 휴지 하나 줍지 못하는 부끄러움을 죄스러워 했다. 곳곳에 고마운 손길들이 그득한 봉하...그래서 봉하엘 가는 날엔 늘 기분이 좋~다.
지아비를 잃고도 그 슬픔을 다 드러내 보이지 못한 채, 봉하골짝에 숨죽이고 사신 세월이 7년...이제 지아비와 함께 잠시 행복하셨을 그 삶터마저 다 내주고 다시 살 자리를 옮겨가셨다니 그저 남은 생 평온하시길 바랄 뿐이다.
그 옆으로 그분을 쏙 빼닮은 아들 노건호 씨, 그리고 오랜 동지 이해찬 의원....
올해의 추모제는 좀 다른 분위기였던듯... 해마다 더많은 사람들이 봉하를 찾는 듯도 하고...
여느 해보다 여야 정치인들의 얼굴이 많이 보였던 것 같았다.
묘역 앞에 서서 참배객들을 끝까지 맞으며 상주 역할을 하던 문재인 의원,
일부 참배객들에게 비난을 받던 안철수 의원,
단단한 표정이지만 부드러움이 살짝 느껴지던 표창원 의원,
바로 내 앞에서 헌화를 준비하던 안희정 도지사,
정청래 의원은 거의 스타급...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을 향해 쑥스럽게 웃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은 살짝, 어색~^^
유시민 교수를 보고 싶었는데 온 건지 안 온 건지 끝내 못 본 아쉬움 ㅠㅠ..
어쨌든 이전보다 많이 밝아지고 흥성거렸던 추모식이었다.
나도 올해 처음 긴 줄에 끼어 헌화를 했다. 참배를 하고 차례로 여사님, 노건호 씨, 이해찬 의원, 김경수 의원과 인사를 하고 돌아나왔다. 가까이서 본 김경수 의원은 참 맑아 보였다. 내 얼굴빛에도 그런 맑은 빛 하나가 서릴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러기엔 이미 난 세속에 너무 물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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