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밖 떠돌기...

다시 베트남으로...(1)

naru4u 2023. 1. 17. 03:53

#-1. 삐걱이는 출발...

용케 잘 버틴다, 했는데 새해 시작부터 코로나에 걸려 꼬박 일주일을 앓았다. 평소에도 좀 무리한다 싶으면 편도가 붓곤 했는데, 코로나로 인한 인후통은 지금껏 겪은 통증 가운데 가장 극심했다. 절로 짜증이 솟구치는 날들이었다.
그렇게 일주일을 앓아 누웠다가 불쑥, 비행기 티켓을 끊어버렸다. 처음엔 그저 나라 안 여기저기, 발 닿는 대로 가볼 생각이었다가 급작스레 추워진 날씨에 따뜻함이 그리워진 까닭이다.
그러나...출발부터가 삐걱거린다. 오전 10에 예정되었던 비행기가 기상악화로 하염없이 지연되다가  결국 저녁 7시가 되어서야 떴다. 공항에서 꼬박 10시간을 갇혀 지냈다. 이젠 여행에서의 뜻하지 않는 변수들은 스트레스일 뿐이다.
우기에서 건기로 넘어가는 베트남의 다낭은  밤이 되자 제법 쌀쌀한 기온으로까지 내려간다. 피곤한 시작이었음에도 미케의 밤바다를 걸으며 파도소리로 맘을 쓸어내린다.


#-2. 미케의 아침...오션뷰
이번 숙소는 예전에 묵었던 곳보다 아래 쪽에 위치한 호텔이다. 최근 몇 년 간 급증한 관광객들 때문에 30km에 이르는 미케해변이 점점 신축 호텔들과 가게들로 채워지고 있다. 몇년 뒤면 해운대의 해변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바다로 오면 오션뷰는 늘 선호하는 타입이다. 혼자 눈뜨는 아침이 덜 허전할 수 있는 까닭이다.


#-3. 쌀국수 'Pho'...COBA
베트남엘 처음 갔던 게 7년 전이니 그새 많이 변할 법도 하다. 지난 7년 동안 한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한 탓에 한국인 특유의 맛집 지도들이 검색 한번에 우르르 쏟아진다. 7년 전엔 현지 친구의 도움없인 감히 맛집 엄두도 못냈었는데 이젠 그 친구도 없는 다낭을 내가 현지인이 된 듯 돌아다니게 되었다.
COBA...
관광객들에게도 잘 알려진 쌀국수집이다. 깔끔한 내부에 베트남 전통음식들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그런데 가격이 만만찮다. 이젠 관광객들만 갈 만한 집이 되었다.


#-4. 한마켓-달라진 시장 인심
관광지에 시장 인심이란 게 있을까마는 7년 전, 혹은 5년 전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확연히 달라진 표정과 말투들이다. 그땐 사는 이도 파는 이도, 서로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민망함에, 그저 계산기에 서로의 숫자를 찍어가며 흥정을 밀고 당겼다. 그 과정에서 서로 웃기도 하고, 서툰 현지어로 투정도 부려보곤 하던 재미...한마켓이 즐거운 이유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의 물가보다 많게는 두 배, 적어도 30% 이상은 오른 듯하다. 그리고 거의 모든 상인들이 한국어 몇 마디는 다 한다는 것. 그중 젊은 아가씨들의 한국어 수준은 거의 일상대화 수준이다. 그리고 그만큼 흥정은 어려워졌다. 시장 특유의 덤 문화나 에누리 문화가 없어지거나 줄었다. 내가 부른 가격을 단번에 매몰차게 거절하는 통에 머쓱해지기 일쑤다. 그래도 시간만 여유롭다면 처음부터 지갑을 열지말고 과감히 돌아서라. 똑같은 물건이라도 옆집에서 더 싸게 흥정할 수도 있다. 만약 돌아서는 순간에 다급히 한번 더 부르면 그땐 주도권을 쥘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한 흥정보다는 그저 시장의 즐거움을 느끼는 정도에서 타협하는 게 여행의 좋은 기억을 위한 일일 듯.

꽃을 좋아하는 베트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