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막으로 가는 길...
여행지가 '고비사막'이라는 말을 들었을 땐 꽤나 당혹스러웠다. '사막'은 어릴 때부터 사회과부도에서나 보았던 그림이다. 단언컨대 지금껏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사막'을 그려본 적은 없다. '그런데 사막이라니!' 이 무슨 해괴망측한...ㅠㅠ
서울에서 출발하는 일행과 합류하기 위해선 우선 인천으로 향해야 했다. 창원에서 인천까지는 대략 5시간 30분 정도. 밤 늦게 일을 마친 터라 아예 잠을 못 잔 채 부랴부랴 어둠 속을 나섰다. 흔들리는 차 안에서 구겨진 채 잠에 들기란 여간 아니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구내 서점에서 중국 회화책을 하나 샀다. 그러고보니 지금껏 중국어라고는 '쎄쎼', '짜이찌엔~' 정도가 아는 전부였다. 간단한 숫자만이라도 외워 보자고 남은 두어 시간을 버벅댔는데 왜 하필 그때 잠은 쏟아지는 건지...ㅠㅠ
2. '고비'로 가는 길, '란저우'
고비사막으로 가기 위해선 '란저우(난주, 兰州)'로 가야한다. 아직 관광지로 활성화 된 곳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란저우로 가는 비행편은 그리 많지 않다. 비행 시간은 대략 3시간.
란저우는 기원전 1세기 때부터는 천산북로를 잇는 고대 실크로드의 주요 통로였기 때문에 한때 황금도시라고도 불렸다 한다. 지금은 중국 서북지역의 최대 공업도시이자 간쑤성의 성도(省都)이기도 하다. 난주시의 인구만 약 140만 명 정도라고 하니 우리나라의 어지간한 광역시 규모이다. 예로부터 실크로드로 가는 길목에 있어 중요한 요새이자 교통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지금도 유럽과 아시아 등지의 다양한 민족들이 섞여 이국적인 분위기가 곳곳에 배어 있다고는 하는데, 정작 우리는 고비로 가는 경유지로 삼았기 때문에 그 풍경들을 자세히 찾아볼 수 없었다.
#난주역 앞에서 맞닥뜨린 조형물...다 까먹었다 ㅠㅠ
광장에는 천리마상이 있는데 날아가는 제비를 뒷발로 밟고 달리는 모습이다. 란주 시내에 있는 감숙성 박물관의 동분마(銅奔馬)를 본뜬 것이라고 했다.
동분마는 한나라 장군의 분묘에서 발굴된 것으로 실제는 길이 45cm, 높이 34.5cm의 크기의 청동상이다. 일명 '마도비연(馬跳飛燕)' 또는 '마답비연(馬踏飛燕)'이라고도 하는데 하늘을 나는 제비보다 더 빨리 달리는 한혈마 또는 천리마를 의미하는 것이다.
# 난주 시내 가장 유명한 우육면집...
중국의 유명한 음식 가운데 하나인 우육면을 첫 끼니로 삼았다. 난주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집이라고 했다. 황하의 황톳물을 길어다가 그 물로 면을 삶았다는데(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황하를 보기 전이라, 황하에 면을 삶았다는 얘기에 다들 "오~~~"했다. 그러다 잠시 뒤, 황하를 직접 보고나선 경악!!
#우육면...
우리나라에서도 그러하듯, 유명집은 뭐 그닥 별다른 게 없다. 기대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소박한 상차림이다. 이걸 먹겠다고 끼니 때만 되면 난주 사람들과 여행객들이 뒤섞여 몇십 미터씩 줄을 선다고 한다. 우리가 갔을 땐 오전 11시 무렵이었는데, 그때도 자리가 없어 다 먹어가는 테이블 옆에 미리 가 서서 기다려야 했다. 먹는 사람들로선 이래저래 눈치 보일 일이지만 그곳 사람들은 익숙한 듯, 여기저기 우뚝하니 테이블 옆에 가 선다.
#. 이것이 황하다!
지금껏 중국을 세 번 다녔는데 실제로 황하를 본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말로만 듣던 황하는 정말 말 그대로 황하였다. 어릴 때 홍수가 나면 시뻘겋게 마을 앞을 흐르던 그 물빛 그대로였다. 산악지대에서 흘러 내리는 물줄기에 토사가 섞여 내려 사철 이 물빛 그대로라고 한다. 그런데도 이 물을 가르고 유람선이 뜨고 보트가 속력을 낸다.
# '중산교'-황하제일교
이 넓은 강 위로는 '중산교'라는 철제 다리가 가로 지른다. 중산교는 1907년, 독일 기술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한다. 황하에 가로 놓인 수백 개의 다리들 가운데 제일 먼저 만들어진 것이라 하여 '황하제일교'라는 이름이 붙었다. 중산교 아래로는 버드나무가 늘어선 수변공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동행한 소설가 한 분이 말씀하시길, 옛날엔 연인들이 여기 벤치에 앉아 사랑을 나누었고, 빈 자리가 없는 연인들은 가까운 나무 아래서 자리가 비기를 기다려야 했다고 한다. 우육면 먹느라 기다리고, 여기 와서 사랑 나누기 위해 또 기다리고...우리나라 사람들 성격같으면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일이다!
# 백탑사
저길 못 갔다 ㅠㅠ...케이블카도 있던데 왜 일행은 저곳에 가 볼 엄두를 내지 않았던지...역시 여행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중요한 듯ㅠㅠ...언제 다시 여길 올 수 있을까...두고두고 아쉽다.
옛날엔 안 그랬었는데, 나도 요즘엔 여행 준비에 많이 게으르다. 조금만 더 준비했더라면 미리 어디를 갈 것인지, 무엇을 보아야 할 것인지를 정하고 다녔을 것을...마~~이 아..숩...당 ㅠ
# 황하의 모친(母親) 동상
중국인들은 황하를 그들의 젖줄이라 여긴다. 그 뜻을 헤아려 강변 공원에 상징적인 조각상을 설치하기로 했는데, 이 작품은 그 공모전에 당선된 작품이라고 한다. 역시 사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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