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밖 떠돌기...

<고비사막>(3) 하서회랑의 끝, '가욕관'에 오르다.

naru4u 2016. 11. 28. 21:02

# 가욕관(嘉峪關)

  난주에서 무위를 거쳐 둔황에 이르기까지의 길을 서역으로 향하는 복도라는 뜻으로 중국인들은 '하서회랑'이라 불렀다. 이 하서회랑을 따라 둔황으로 가는 길 끝에 '가욕관'이 있다.

  가욕관은 감숙성 서쪽 자위관시에 위치한 성루로서, 5000~6000km에 이르는 만리장성의 서쪽 맨 끝에 위치한다. 만리장성의 동쪽 끝이 '산해관'이고 '가욕관'은 그 반대에 위치한 만리장성의 끝이다.

 전설에 의하면 가욕관의 설계자에게 어느 정도의 벽돌이 필요한가를 물었는데, 그 설계자는 만약을 대비해 1개 의 벽돌만 여분으로 준비했다고 한다. 나중에 가욕관을 다 지었을 때 남은 벽돌은 1개뿐이었다고 하니 얼마나 철저한 계획 아래 지어졌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지역은 일찌기 하서회랑(河西回廊)의 요충지이자 고대 실크로드가 지나가는 곳으로 교통군사의 요지였으나 이곳에 성을 쌓고 관문을 설치한 것은 명나라 때다. 명나라 태조(太祖) 때인 1372년 대장군 풍승(馮勝)이 처음으로 토성(土城)을 쌓은 뒤, 홍치제(弘治帝) 때인 1496년 동쪽과 서쪽 성문에 성루를 축조하였다. 이 성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소각되었다가 정통제(正統帝) 때인 1506년 복원된 뒤 지속적인 복구작업을 거쳐 오늘에 이른다. 험준한 지세에 규모가 크고 건물이 웅대하여 '천하제일웅관'이라 이름하고 동쪽의 산해관, 섬서의 진북대(镇北台)와 함께 '중국 장성의 3대 기이한 풍경'으로 꼽는다

최동단에 있는 산해관은 '천하제일관'이라고 칭하며, 가욕관은 '천하제일웅관(天下第一雄關)'이라고 한다.





# 영화같은 생의 한 때...

 10대 때 아주 잠깐 무술 영화 배우를 꿈꿨던 때가 있었다. 이소룡을 존경했고, 성룡을 흠모했다. 어느 잡지 뒷면에 적힌 성룡의 기획사 주소지로 편지를 보내기까지 했으니 요즘처럼 인터넷이나 대중문화 채널이 발달한 때였다면, 난 아마 공부를 선택하지 않았을게다.

 외진 곳인데도 관광객들만 북적대는 곳이었다. 은근 기대했던 옛 관병들의 역동적인 무술 장면을 볼 수 없어 아쉬웠다. 후배들 눈치 봐가며 후다닥, 오래 전 익힌 동작 하나를 해 보였다. 사진 찍는 놈이 기가 차서 웃는다 ㅠㅠ...(그래도 이 사진 맘에 든다)^^ 


#이게 뭔 시추에이션?

가이드를 놓치는 바람에 가욕관의 구석구석을 제대로 보질 못했다. 이게 뭔 북인지도 모른 채, 장면을 연출하라는 미션(?)에 냅다 북치는 연기만 해 보았다. 남는 게 없다 ㅠㅠ


# 이 곳에서도 '관운장'을 만나다.

 중국뿐 아니라 지금껏 가 본 동남아시아 몇몇 국가들에서 항상 만나는 인물이 관우이다. 하물며 이곳에서 관우를 만나는 것이 어찌 이상하랴. 관우를 모신 사당 앞에 관광용 '청룡언월도'가 세워져 있고, 한옆에 '적토마'가 손님을 기다린다. 나도 손님으로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