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드라마...<봄밤>

naru4u 2019. 6. 18. 00:33

# '사랑', 그 독하디 독한 이름...

    -드라마, <봄밤>


인간은 언제부터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꼈을까? 단순히 종족 보존이나 개체 생성의 목적이 아닌, 가슴 한쪽이 뻐근해지는 그 은근함은 언제부터였을까.

이 드라마를 보면서, 내 생의 사랑들을 돌이켜 본다. 아름다웠던가...애틋했던가...

이들처럼 무모할 정도로 용감했던가... 

하나같이 아프지 않은 사랑이 없었던 것같다. 헤어진 사랑은 다 아프겠지만, 그래도 두고두고 가슴이 먹먹할 만한 사랑보다는 아프고, 찌질하고, 용기 없었던 사랑들이었던 것같다. 서툴러 그랬다고 생각하면 좀 위안이 될까...그러기엔 서른을 넘긴 사랑도 이 또한 위안되지 않을 기억이다. 


언제부터인가 사랑보다는 책임이 더 커져버린 현실...늘 사랑은 이런 가상의 서사 속에 있다.

시간을 다시 거슬러 오른 듯한 가상 속에서 나는 어쩌면 피터팬이 되어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여전히 철이 없고, 여전히 서툴고, 여전히 찌질한 건지도...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팀이 만든 이 드라마는 그래서 음악도, 배우들도, 색감도 모두 <밥 누나>와 꼭 빼닮았다. 현실적인 혼자 장애 구조인 듯 보이지만, 사실 정인(한지민)이라는 캐릭터는 현실에서라면 예쁜 것 빼곤 그다지 만나고 싶어지는 캐릭터는 아니다. 똑 부러지는 성격에 당차 보이는 듯하지만 상대를 배려하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우선하는 대책없고 이기적인 인물이다. 그 지랄맞은(?) 성격은, 한지민이라는 배우의 미모에 숨겨져 보는 이들에게 그저 '사랑을 위한 용기' 정도로만 비칠 가능성이 높다.


미혼부...미혼모에 비해 낯선 이름이다. 실제 현실에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캐릭터.

임자 있는 여성에게 매력을 느끼고 점점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을 남몰래 키워가는 이 캐릭터 또한 <밥 누나>에서의 정해인(유지호 역)이기에 찌질해 보이지 않는 듯하다. 거기에 덧입혀진 직업 또한 약사이어서 미혼부라 해도 그의 어린 아들이 불쌍해 보이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번듯한 직업으로도 짝짓기의 노력을 몇 년째 하지 않은 것은 그 불쌍해보이지 않는 아들 때문이란다. 상대방의 남자 친구에게 들킬 수 있는 장면에서도 뒷문으로의 탈출(?)을 감행하지 않고, 당당히 아들의 손을 잡고 정문을 향하는 이 남자. 결국 서로가 감당하기엔 너무 벅차 보이는 이들의 사랑도 아버지의 책임감보다 더 클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다. 그럼에도 결국 이 둘은 그 벅차 보이는 사랑으로 진격할테지만. 

어쨌든 재미있게 보는 드라마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를 조곤조곤 씹어대는 것은 부러움 때문인지도 모른다.

드라마는 그야말로 드라마일 뿐인데...이제부터라도 착한 시청자로 몰입해야겠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