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해운대>...길들여진 바다에 오도마니 앉다.

naru4u 2019. 3. 20. 19:45

  사람이 편할 대로 길들여진 자연은 혼자여도, 여럿이어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곳에선 발걸음, 목소리 하나에도 신경이 쓰일 법이지만,

  사람이 편할 대로만 꾸며진 바다 앞에선, 모두들 제 몸무게를 다하여 걷고, 제 목청을 다하여 소리를 높인다. 그 소란함에 길들여진 갈매기들은 사람 가까이 내려앉아 스스로 야생의 습성을 벗고, 세속의 먹거리에 길들여지고 있었다.

  길들여진다는 것...

  저 세속의 인심이 돌아서고 나면, 그땐 야생의 습성을 잃은 것들의 날개짓은 온전할 수 있을까. 홀로, 온전히 바람을 이기고 바다 위로 날아오를 수 있을까...

  길들여지는 바다 앞에서 나도 바람을 홀로 견뎌 보았다. 그 혹독한 바람 앞에서 나도 문득, 길들여지고 싶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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