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안 떠돌기...

병산서원(屛山書院)에 들다...

naru4u 2010. 1. 30. 21:38

 

 

 

 <병산서원 만대루(晩對樓)>

병산서원은 안동하회 풍천면에 있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유교 건축물 가운데 하나이며, 서애 류성룡과 그의 셋째 아들 류진을 배향한 곳이다. '병산서원'이라는 이름은 서원이 마주하고 있는 산 이름을 따온 것이다. 병산서원의 대표 공간인 '만대루'의 '만대'는 두보의 시구에서 빌어왔다. 만대루가 정면 7칸인 것은, 마주한 병산 아래를 흐르는 강물줄기가 병산의 아랫도리를 일곱 번 굽이쳐 흐르는 모양에 연유한다. 병풍을 닮은 듯한 산이라 해서 '병산', 그리고 그 산 모양을 한번 더 강 이편으로 옮겨와 '서원'의 이름과 누각의 구조로 삼았다. 자연을 섬길 줄 알았던 선조들의 마음 씀씀이가 오롯이 밴 공간이다.

 

7년, 아니 8년 만이던가...오래 전 기억이다. 그땐 포장이 되지 않은 마른 땅이어서 살풋한 바람에도 먼지가 자욱히 일었는데, 지금은 여기저기 시멘트 포장뿐 아니라 아스콘 포장까지 이루어져 드나드는 길이 한결 편안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오랜 기억을 따라가는 여행에는 늘 이런 편안함이 아쉽다. 예전의 그 정취를 다시 느끼지 못하는 아쉬움이리라. 병산서원 앞으로는 민박뿐 아니라, 레프팅 업체들의 광고간판들과 함부로 널린 고무보트들이, 옛 정취에 대한 아쉬움을 넘어 눈살을 찌푸리게까지 한다.

아~, 병산. 물줄기 따라 굽어들던 그 아늑함이 없다. 수년 전, 이정표만으로도 맘이 누긋해지던 그 정갈함이 없다. 이제 병산도 기억 저 편으로 물리고 말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