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으로... 늦은 밤, 아무도 오가는 이 없는 골목길엔 둥그렇게 배 불린 달이 저 혼자 몸을 밝히고 있었다. 옅게 드리운 구름이 가끔 바람에 쓸려 한 쪽으로 우르르 몰려가면, 그제서야 별빛 두엇이 쪼로록, 달려와선 흩어진 달빛을 주섬주섬 주워 담곤 했다. 그 달빛이 푸석대는 길을 걸어 늦은 밤, 귀가를 한다. 문득 올려다 본 하늘엔 먹먹한 그리움, 그리고 달빛이 온통 시렸다. 저 하늘을 올려다 본 것이 얼마만인가! 무어 그리 사는 일이 바빴기에 내 목은 뻣뻣하게 굳어 겨우 발 앞만 겨누며 살았던걸까? 자주자주 하늘을 올려다 보기로 맘을 먹는다. 어린 날, 사람이 죽으면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된다는 것을 믿고 살던 때가 있었다. 좀더 자란 뒤엔 그게, '죽음'이 무엇인지 묻는 아이들에게, 죽음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어른들이 마련해 놓은 궁색한 답변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 다음, 나는 내 상식에서 어른들의 그 답변을 지웠다. 그러고나니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영영 구할 수가 없었다. 과학, 신앙, 철학, 상식, 심지어 상상조차도 그에 대한 분명한 답을 얻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나는 다시 어른들의 그 설명을 '정답'으로 여기며 살기로 했다. 그때부터 별들은 하나씩 나의 정답이 되어 매달렸다. '사람이 죽으면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된다.' 오늘, 그 별 하나를 오래도록 올려다보았다. "보고 싶을 땐 언제나 찾아가서 먼 발치라도 볼 수 있는게 얼마나 다행한 일이냐?" 남편을 잃은 어느 아내가, 여자친구와 헤어져 울먹이는 자기의 아들을 위로하며 해줬다는 말이다. 그래, 이승에서 볼 수만 있다는 일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누군가를 보고 싶어하는 마음은 얼마나 소중한 느낌인가. 그리고 그 누군가를 지상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또 얼마나 큰 행복인가! 서른 해를 넘어 살면서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사람들이 하나씩 늘어가기 시작한다. 엄마, 친구, 선배, 후배...... 오늘, 늦은 밤 귀가를 하면서 오래도록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 많은 그리움들이 하늘에 빼곡이 들어차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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