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코로나...일상...고마움

naru4u 2020. 3. 21. 12:12

코로나19로 모든 일상이 멈춰 버린 듯하다. 동선은 확연히 줄어들었고, 그만큼 거리도 한산해졌다. 어쩌면 이런 고요함이 바람직한 삶이지 않았을까...

 

학원은 2주째 문을 닫았고 은근히 기대보았던 임대인의 배려 전화는 아직 없다. 여기저기서 자기는 먼저 전화했더니 깎아주더라고, 나더러 전화해 보란다. 그런데 선뜻 번호가 눌러지지 않는다. 이 감정이 뭔지 잘 모르겠다.

 

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3월 한 달 수강료는 전액 삭감이다. 담당 강사들의 월급은 100% 지급했다. 소상공인 특별 지원은 신용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은행들은 거기에 또 자기들의 이자를 붙일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 나라에서 푸는 돈은 먼 이야기일 뿐이다. 나보다 더 어려운 자영업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지난 주, 근처에서 영어교습소를 하는 아는 동생이 돈 백만 원을 손편지와 함께 들고 와선 막걸리 한 병과 건네주고 갔다. 제주에서 사 온 막걸리 맛보시라는 말에 속아 덥썩, 건네주는 쇼핑백을 움켜잡았는데 집에 와서보니 그 안에 손편지 한 통과 현금 뭉치가 들어 있었다. 굵은 사이펜으로 투박하게 써내려 간 짧은 문장 몇 줄에 또 울컥,하고 말았다. 몇년 전, 자기가 강의실이 없어 정착하지 못할 때, 한 달 간 빈 강의실 하나를 내주었던 게 내내 고마웠단다.

난 그 마음이 고마웠다. 고마움을 잊지 않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새삼 깨달았다.

이번 기회에 다시 고마움을 생각해 본다.

코로나로 인해 나는 많은 것을 배워가는 중이다.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축년(辛丑年), '소'에 얽힌 여러 이야기들  (0) 2021.03.25
또 한 번의 이사...  (0) 2020.06.26
새해...정리...  (0) 2020.01.11
풍경 한 쪽ㅡ시집들...  (0) 2020.01.07
떠난다는 것에 대하여...  (0) 2019.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