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양>
* 안 도 현
싸리꽃을 애무하는 산(山)벌의 날갯짓소리 일곱 근
몰래 숨어 퍼뜨리는 칡꽃 향기 육십평
꽃잎 열기 이틀 전 백도라지 줄기의 슬픈 미동(微動) 두치 반
외딴집 양철지붕을 두드리는 소낙비의 오랏줄 칠만구천 발
한 차례 숨죽였다가 다시 우는 매미울음 서른 되
=====================================안도현, [간절하게 참 철없이](창비, 2008)
봄이다.
가만히 눈 감고, 귀 기울이면, 세상은 이런 풍요로 봄을 맺는다. 그럼에도 마음은 욕심으로, 채워지지 않는다.
법정 스님의 입적 소식과 그 분 가시는 마지막 길의 소박함을 접하고, 못내 지우지 못하는 욕심이 부끄러워지는...
봄이다.
'시 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빗방울에 대하여>...나희덕 (0) | 2010.04.26 |
---|---|
<백석(白石) 생각>(안도현) (0) | 2010.03.26 |
'님이여, 그 강을 건너지 마오'...아, 님이여...<공무도하>(김훈) (0) | 2010.03.15 |
손가락 끝마디 그 까슬함 같은 그리움... (0) | 2009.10.21 |
<어머니1>(반칠환) (0) | 2009.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