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白石) 생각>
*안 도 현
통영 바다는 두런두런 섬들을 모아 하숙을 치고 있었다
밥 주러 하루에 두 번도 가고 세 번도 가는 통통배
볼이 오목한 별, 눈 푹 꺼진 별들이 글썽이다 샛눈 뜨는 저녁
충렬사 돌층계에 주저앉아 여자 생각하던 평안도 출신이 있었다
===================================안도현 시집, <간절하게 참 철없이>(창비, 2008)
'통영'...미륵도 따라 도는 바닷길에는 지금쯤 동백이 붉었겠다...
충렬사 돌계단에 오롯이 앉아, '명정(明井)'에 물 길러 올까, 하마 손방아만 찧었다는, 시인의 그림자 뒤로도 아름드리 동백숲, 붉은 꽃들 망울망울 져내려 명정 두레박 안 숨고르는 버들잎으로 떠다닐 지도 모를 일이다. 문득, '통영'에 가고 싶다. 명정이 내다뵈는 돌계단에 앉아, 근 백년 세월이 흘렀어도 시인의 사랑은 여전히 붉은 동백으로 처연함을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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