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나물국>
-박남준
늦은 취나물 한 움큼 뜯어다 된장국 끓였다. 아흐 소태, 내뱉으려다 이런,
너 세상의 쓴 맛 아직 당당 멀었구나. 입에 넣고 다시금 새겨 빈 배에 넣으니
어금니 깊이 배어나는 아련한 곰취의 향기.
아, 나 살아오며 두 번 열 번 들여다보지 못하고 얼마나 잘못 저질렀을까.
두렵다 삶이 다하는 날, 그때는 또 무엇으로아프게 날 치려나.
=============================곽재구 엮음, [별밭에서 지상의 시를 읽다](이가서, 2004)
아직도 이 시인은, 막걸리 맛이 일품이라는 악양면 어느 산골마을에 살고 있을까? 오늘처럼 빗소리 추적대는 날에는 그가 산다는 그 어느 산자락, 기별도 없이 찾아들어 탁배기 한 사발에 김치 한 보시기 청해 보고 싶다. 그러고나면 소태같은 일상을 사는 일이 조금은 견디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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