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절망, 그 바닥의 힘!
'태양을 의논하던 이야기는 / 항상 태양을 등진 곳에서 비롯되었다'(<꽃덤불>, 신석정)는 시구처럼 '희망'은 항상 '절망'의 밑바닥에서 튕겨 오른다. 그렇게 불쑥, 튀어오른 그들에게 감독은 '국가대표'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렇게 다섯 사내의 삶이 저마다의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벤다이어그램 안에 들앉았다. 영화 <국가대표>는 그 다섯 사내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대한민국 모두의 이야기이다.
#-2. 꾸역꾸역 저 높이 밀고 오르는... 우리 생을 꾸역꾸역 저 높이 밀고 오르는 까닭은, 남은 생에 단 한 번 바닥을 차고 오르기 위함이리라. 중력을 거스르는 그 힘 속에 '반역'이 가져다 주는 쾌감이 있다. 10대 때부터 끊임없이 꿈꿔 온 그 모반의 쾌감! 그러나 생은 자꾸 모반을 포기하고, '안정적'인 체제 속에 길들어져 간다. 더 나이 들기 전에, 내 자잘한 근육들이 더 가늘어지기 전에, 단 한 번만이라도 이 엄청난 물리력의 세계를 거스를 수 있다면... <국가대표>는 바로 그런 쾌감의 대리욕망체다. 바닥에서부터 기어올라 꼭대기 어느 한 점에서 중력을 거스르고 튕겨 오르는 힘! 환한 조명 아래 눈부시게 부서지는 은발의 눈보라처럼, 우리 생의 어느 한 때에도 저런 항적이 흩날릴 수만 있다면...불안한 착지의 한 순간에 발목이 휙-돌아가 버리는 고통이 따른 대도, 허공의 한 점에 궤적을 그어버리는 그 찰나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해보고 싶다. 하지만, 그게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인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희생을 필요로 하는 것인지, 감히 가늠해 보는 일조차 두렵다. '날자. 날자. 한 번 만 더 날자꾸나.' 난해하기만 했던 이상의 소설들이 이토록 구체적으로 해석되어진 적은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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