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등대>에서 내려다 본 묵호항...
날이 흐리다. 바다의 물빛이 흐린 하늘을 닮았다. 떠날 때 기대했던 그 옥빛 동해 물빛을 볼 수 없다는 게 조금 아쉬웠다. 흐린 날에도 등골에 땀이 흥건하다.
<행복우체통> 등대 여기저기 마련되어 있는 엽서에 사연을 써서 여기에 넣으면 1년 뒤에
받는 이에게 전달된다고 했다. 1년 뒤, '나'한테 보내는 몇 마디 문장을 써넣고 나니,
마땅히 누구에게 써야 할지...
<목호등대>는 영화, '미워도 다시 한 번'의 촬영지라고 했다. 어릴 때 분명 이 영화를 본 것
같은데 영화 장면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묵호등대> 앞 카페...
논골담길로 내려서는 초입에 있는 작은 카페...커피가 맛있다. 야외 의자에 앉으면
내려다 보이는 묵호항 쪽 풍경이 아담하니 좋다.
이 카페의 지붕엔 두 마리 강아지 조형물이 앉았는데, 그 중 한 마리 잎에 지폐 한 장이 물려 있었다.
주인의 센스인지, 지나는 객의 장난인지 모르겠지만 이 천 원 짜리 지폐 하나만으로도 여행객들의 재미를 더한다.
카페 안에 진열된 조각케이크....먹어 보고 싶었는데 아침 시간에 여행객들 북적대는 곳에서 혼자 조각케이크를 먹는 게 너무 청승스러워 보일까봐 꾸욱~, 참았다.
혼자 하는 여행은 많은 좋은 점과 사소한 불편함이 뒤섞여 있다.
카페 안 소품들...소품들이 요란하지 않고 소소하다. 저 등대 소품 탐났는데, 어디 파는지 알 수가 없었다.
등대 앞 카페에서 바라 본 또 다른 쪽 카페...
지중해 어디였던가...TV에서 본 어느 여행지에 저런 절벽 카페가 있었는데...
살짝, 그런 느낌...
카페에서 계단을 걸어 내리면 묵호등대의 또 하나 볼거리로 알려진 '출렁다리'가 나온다. 계단까지 오르내리는 길이 길지 않아, 출렁다리까지 내려 갔다가 다시 올라와서, 다른 쪽 논골담길로 내려가면 된다.
<논골담길>을 걷는 방법은 두 가지. 하나는 등대 주차장까지 차로 올라가 카페 쪽에서 내려오는 길. 다른 하나는 수변공원 주차장에 주차를 한 뒤 건너편 저 골목으로 걸어 오르는 길이다. 통영 동피랑 마을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전국 각지에 벽화마을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난 동피랑보다 여기 벽화가 더 정겹다. 이곳 벽화에는 이곳에 오래 살아 온 사람들의 삶의 서사가 담겨 있다. 그림 하나, 글귀 하나를 읽으며 오르내리는 일이 때론 즐겁고, 또 가끔은 짠~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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