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 <첫 눈>... 여기저기서 첫눈 소식... 문득, 눈이 많던 옛 동네가 그리운 날... 그 겨울, 나직한 담장 아래 아이들과 뭉쳤던 눈사람들의 안부가 궁금한 날이다. 바람이 불 때마다 소나무 가지 아래 후두둑, 후두둑, 몸서리를 치던 눈사래 더미들. 햇살 튕겨 오르던 그 환한 눈부심들... 게으르게 눈 뜨는 .. 시 읽기... 2014.12.06
우대식, <노을에 앉아> 강둑에 앉아있는 중년의 나와는 달리 저 노을은 아직도 뜨겁게 붉다. 철길 위 기차는 거침도 없이 지금 마악 목적지를 향해 강을 건너 사라졌다. 어제는 가을바람에 낙엽이 더욱 서걱거렸고 중년의 내 가슴에서도 서걱서걱 나뭇잎 뒹구는 소리가 났던 것도 같다. 바람이 낙엽을 쓸어 갔는.. 디카시... 2014.11.11
언젠가...(사랑밭 새벽편지)... (성공회대에서 엊그제 가을비 한 두 방울씩 내릴때 소천 방식으로 찍다) 언젠가... 보지 못할 때가 오리라. 할 수만 있으면 많이 보아라. 말 못할 때가 오리라. 따스한 말 많이 하여라. 듣지 못할 때가 오리라. 값진 사연 값진 지식 많이 들어라. 웃지 못할 때가 오리라. 웃고 또 웃고 활짝 웃.. 하루하루... 2014.11.03
영면(永眠)... 영면은 영원히 잠들다는 뜻이다. 잠들어 다시는 깨지 않는 ...그러나 단지 깨지 않는 일만으로 슬퍼할 것은 아니다. 죽음이 슬픈 것은 그 사람과 함께 한 시,공간들이 단번에 무너져 흩어지고마는 허망함 때문일 것이다. 마음을 터놓기까지 오래 공들였던 그 시간들이 단번에 긴 숨 한번에.. 하루하루... 2014.10.31
북경여행(3)...<용경협>(龍慶峽) '용경협'이라는 이름은 계곡의 모양에서 따 온 것이다. 1973년 장쩌민 주석의 특별 지시로 만들어 진 인공 호수이다. 항주의 '서호', 장가계의 '보봉호', 북경의 '이화원', 그리고 여기 '용경협' 등...중국의 이름난 호수들은 모두 인공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이들 모두가 규모나 그 풍광면.. 나라 밖 떠돌기... 2014.10.17
<곱게 늙은 절집>(심인보, 2007)...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좋은 문장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가슴 뛰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 문장들이 전문 글쟁이의 것이 아닐 땐, 그 긴장감은 시기와 허탈감으로 변한다. 심인보의 <곱게 늙은 절집>(지안, 2007)은 그런 문장들 가운데 하나다. 밑줄 그어가며 읽던 이 책을 제자에게 물.. 시 읽기... 2014.10.12
북경여행(2)...<천안문 광장>(인민혁명당-모택동기념관) <천안문 광장-->천안문-->자금성> #1. <천안문 광장>에 서다. 총면적 44만 평방미터에 이르는 세계에서 가장 큰 광장이다. 아침마다 중국인들이 여기 모여 '태극권'을 수련하는 장관이 몇 해 전 TV로 방영되곤 했는데, 지금도 그런지 알 수가 없다(꼭 보고 싶은 풍경들 가운데 하.. 나라 밖 떠돌기... 2014.10.10
이재훈, <빗장> <빗장> *이 재 훈* 지금 내 시간은 갇혀 있다. 당신을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 무엇이 그리 서러운지 말없이 당신을 보낸 어느 밤에 비로소 내 울음이 들렸다. 당신을 잠그고, 나를 잠그면 사랑을 알게 될까. 찰칵, 우리는 어쩌면 평생을 가슴 반쪽으로 사는 지도 모른다. 철 들기 시작하.. 디카시... 2014.10.09
조영래. <꽃의 눈물> <꽃의 눈물> *조 영 래* 차갑던 그가 떠나고 사랑이 찾아와 어루만지는 걸까 자꾸만 눈물이 흐른다 아직 뜨지도 않은 눈망울 사이로 아무도 모르게 우수도, 경칩도 모두 지난 날이다. 떠나는 것들과 다시 맞는 것들이 잠시 시간을 포개 앉아 서로를 토닥이거나 혹은 어루만지는 시간들.. 디카시... 2014.10.09
윤성택, <그대 생각> <그대 생각> *윤성택* 나무가 스스로 예감에 겨워 바닥에 제 잎을 써내려가는 계절, 구름 봉투에 봉해지는 하늘이 있다 밤이 뿌리를 내려 서녘에 가닿으면 오늘 밤 네가 핀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창세기&.. 디카시... 2014.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