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소리꾼>(강나루)... <소리꾼> 겨우내 굳은 혓바닥 날이 서질 않아, 혀끝 세우는 소리에 오스스 솔가지 비늘만 돋았다 혹한을 견딘 몸으로 게우, 애...오... 감천골짝 물 한 모금 머금으니 그제서야 개골~ 목청이 튼다. ----------------------------------------------------------- 자모음이 분명치 않아, 처음엔 개구리 울음인지 몰랐다. .. 디카시... 2011.03.22
나이와 눈물의 상관관계... 원래 눈물이 많은 편이었다. 아버지는 이런 나를 사내답지 못하다며 꾸짖기 일쑤였다. 어떤 이는 'B형'이기 때문이라며, 혈액형을 끌어다 붙이기도 했다. 나는 많은 누나들 틈에서 배어든 감성쯤으로 여겼다. 이런 감성은 나의 문학에 도움이 되었다. ......... 나이가 들 수록 눈물이 많아졌다. 어떨 땐 .. 하루하루... 2011.03.17
[디카시]<용한 철학관>(황시은)... 용한철학관 황시은 사주풀이 잘한다는 소문듣고 철학관 들어서니 햇살이 먼저 와 땅의 손금을 보고 있네 ============================================== ...(다음 카페)<디카시문화콘덴츠연구회>에서... 아~, 저 손금......읽을 수만 있다면......오늘도 숱한 목숨들, 저 손금 아래 비명을 묻고......우먹한 눈망울로.. 디카시... 2011.01.22
<이미 밤이 자욱하다>(장석주)... <이미 밤이 자욱하다> *장석주 고양이가 작은 새 한 마리를 낚아챈 것은 순식간의 일이다 그렇게 새장 속의 카나리아 한 놈이 고양이에게 희생되었을 뿐이다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희생이 있었던 저녁녘이다 허나 평발로 다가오는 저수지 일대 저녁은 절대로 안전하다 붉은 달이 불끈 떠올랐다 .. 시 읽기... 2011.01.16
<전라도 길>(한하운)... <전라도 길> --소록도로 가는 길에 *한 하 운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천안 삼거리를 지나고 쑤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 속으로 쩔름거리며 가는 길......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 시 읽기... 2011.01.16
아름다운 동행... '아름다운 동행'....... 언젠가 어느 조그마한 읍내 행사에 나란히 손을 잡고 가던 칠순 내외를 멀찌감치서 본 적이 있다. 둥글어진 어깨에 달빛을 함뿍 얹고 걷는 그 어른들의 모습에 찔끔, 콧등이 저려왔다., 늦은 시간, 함께 돌아가는 시골집에는 반겨줄 자식들이 있을리 만무할 일. 늙은 두 목숨만이 .. 나라 안 떠돌기... 2010.12.22
박태일님의 산문집...<새벽빛에 서다>... 박태일 지음, <새벽빛에 서다>(작가와 비평, 2010) 모처럼 찾은 시내 대형서점에서, 막 배송되어 묶음끈도 풀기 전의 이 책을 만났다. 책 제목처럼 첫 빛을 가려뽑은 행운...기분 좋다! 시인인 글쓴이가 수십 년 여기저기 풀어놓은 줄글들이 한 울 안에 오롯이 담겼다. 이미 어떤 것은 신문에서, 또 어.. 시 읽기... 2010.12.14
강재윤님의 시...<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강 재 윤* 견딜 수 없는 날들은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그리움을 견디고 사랑을 참아 보고 싶은 마음 병이 된다면 그것이 어찌 사랑이겠느냐 그것이 어찌 그리움이겠느냐 견딜 수 없이 보고 싶을 때는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 시 읽기... 2010.11.30
송창우님의 시......<성탄절 아침> <성탄절 아침> *송 창 우 바다가 보이는 창에 하얗게 나무가 자랐다 분별없는 말들은 가지 끝에 얼어붙고 송전탑에 꽃이 깜빡 피었다 졌다 물일을 나간 아버지는 바지를 벗고 우리 집 빨랫줄에 예수님처럼 두 팔을 벌리고 널려 있었다. =========================송창우 시집, [꽃 피는 게](신생, 2010) 십여 .. 시 읽기... 2010.11.28
몸부림... 날 선 바람에 잘린 은행이파리들이 노란 빛무더기로 쓸려 다니는 계절... 가을 끝자락인데도 온몸을 칭칭 동여매고, 부산을 떨어본다. 사소한 바람 한 자락도 제 몸으로 감당치 못하는 일상이다. 시간은 자꾸자꾸 몇 걸음 앞서 달아나고, 그럴수록 할 일들이 뒤로 밀려 커다란 그림자로 쌓이고 있다. ..... 하루하루... 2010.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