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웃음>(이은호) 가을바람이 살근살근 발바닥을 간질이나 보다 푸하핫! -이은호 <웃음>, 2010년 제3회 고성디카시페스티벌 초등부 최우수작 ================================================================================== 장승의 표정이 어째 저리 환한가! 외가로 넘나들던 산고갯길, 마냥 무서워 엄마의 치마 끝단을 그러쥔 손끝에 .. 시 읽기... 2010.11.03
(소설)<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신경숙)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문학동네, 2010)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는 일은 반가운 것인가? 그런가? 마음 한 구석, 폐쇄증을 앓는다고 생각하는 나는 종종 혼자만의 공간에 틀어박혀 시간을 궁글릴 때가 있다. 사람이 귀찮고, 세상 일에 마음이 들끓지 못해, 그저 혼자 조용.. 시 읽기... 2010.11.01
...별 총총한 가을 아래 바람이 스친다... 가을바람에 으스스, 몸 떠는 저녁... 총총 돋는 초저녁 별들 하나씩에 문득 10대 때의 가을밤 몇 조각이 돋아 오른다. 김범룡의 <바람 바람 바람>이 가을 밤 내내 울려 퍼지던 소도시의 밤 골목... 그 휘어진 골목길로 새파란 달빛이 출렁거리던 그때... 돌이켜보면 까닭없이 목이 매는 시간들... 판자.. 하루하루... 2010.11.01
(디카시)...<추억>.........유행두 <추억>......(유행두) 물 속에 젖어 있는 내 스무 살 끄집어낼 수 있다면 말릴 수 있다면 불혹 곁에 데려와 다독여 줄 텐데 꺼낼 수 없는 내 물그림자는 아픈 스무 살 돌아보는 스무 살엔 누구나 아픈 기억 하나쯤 가졌음직하다. 저렇듯 물 한가운데서 푸르게 젖은 숲처럼. 푸석한 마흔, 혹은 쉰. 몸도 .. 디카시... 2010.10.15
(디카시) '어떤 사랑'...(박우담) <어떤 사랑>.....(박우담) 내 맘엔 벽이 없다 너에게로 기어오를 벽이 없다. '디카시'는 진화하는 매체에 따른 시의 변모 양상 가운데 하나이다. '시'만으로, 혹은 '사물(사진)'만으로 의미를 드러내는 것이 지금까지의 의미 표출 방식이었다면, 디카시는 이 둘의 결합을 통해 낱낱의 것들이 드러내는 .. 디카시... 2010.10.14
사랑을 놓치다...(윤제림) <사랑을 놓치다>......(윤제림) ...내 한때 곳집 앞 도라지꽃으로 피었다 진 적이 있었는데, 그대는 번번이 먼 길을 빙 돌아다녀서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내 사랑! 쇠북 소리 들리는 보은군 내속리면 어느 마을이었습니다. 또 한 생애엔, 낙타를 타고 장사를 나갔는데, 세상에! 그대가 옆방에 든 줄도 .. 시 읽기... 2010.10.14
<길이 나를 들어 올린다>...손택수 <길이 나를 들어 올린다> *손 택 수* 구두 뒤축이 들렸다 닳을 대로 닳아서 뒤축과 땅 사이에 새끼손가락 한 마디만 한 공간이 생겼다 깨어질 대로 깨어진 구두코를 닦으며 걸어오는 동안, 길이 이 지긋지긋한 길이 나를 들어 올리고 있었나 보다 닳는 만큼, 발등이 부어오르는 만큼 뒤꿈치를 뽈끈 .. 시 읽기... 2010.08.10
부끄러움... 묵은 메일함을 뒤적이다 7년 전 쯤, 혼인을 앞둔 내게 축하와 함께 '부인 말 잘 듣고 살라는 협박'을 얹어 보낸 어느 후배의 메일 하나를 다시 꺼내 읽었다. 같은 대학원, 같은 지도교수님 밑에서 비슷한 고민으로 20, 30대의 한 때를 얽어 지낸 후배였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늘 밝아 좋았고, 대여섯 살.. 하루하루... 2010.08.10
<4월의 물고기>(권지예)... # 비린 바람 한 자락에 맘을 긁히다... -권지예 소설, <4월의 물고기>(자음과모음, 2010)를 읽다. <4월의 물고기> (자음과모음, 2010) 장마철의 비린 바람 한 자락에도 왈칵, 반가움이 이는 여름. 후두둑, 쏟아진 소나기는 밤새 치렁치렁한 안개다발을 골짝 사이에 풀어 놓았다. 새벽녘, 그 습습한 안.. 시 읽기... 2010.07.06
<빈자리>...나희덕 <빈자리> *나 희 덕 찰칵, 슬라이드가 돌아간다 가야고분의 내부는 석실과 부장품을 넣는 곳으로 나뉘어 있다 큰 항아리에 곡식을 가득 담고 크고 작은 토기들을 몇단씩 쌓아놓았는데 부장품 옆에는 빈자리가 있다 꼭 한 사람이 누울 만큼의 빈자리 오로지 죽음을 위해 죽어야 했던, 저승길까지 따.. 시 읽기... 2010.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