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의 종소리에 미끄러지다... 일터 건너편에 성당이 하나... 저녁 밥 먹다 문득, 등 뒤에서 들려오는 성당의 종소리에 왈칵, 또 맘을 뺏겨버렸다. 그 종소리 따라 미끄러진 기억이 부산 갯가의 어느 비탈길에 가 닿는다. . . 영도 갯가, 비탈진 동네. 나무판자에 초를 문질러 그 비탈을 미끄러지며 놀던 가파른 추억들이 오롯하다. 비.. 하루하루... 2009.09.16
그리움이 꿈으로 지다... 간 밤...꿈속에서 엄마를 뵈었다. 병 들기 전, 그 환한 낯빛으로 엄마는 너무도 생생하게 밥 한 끼를 지어주셨다. 그리움 탓이었을까? 계절 탓이었을까? 내 평생 짐처럼 지고 가야 할 이 그리움... 몇 마디 나눈 말이 어떠했는지, 기억조차 나진 않지만 말 마디마디 이 못난 아들놈 걱정이었던 것은 분명.. 하루하루... 2009.09.15
<어머니1>(반칠환) <어머니1> *반칠환 즌데만 디뎌온 것은 아니었으리라. 더러는 마른 땅을 밟아 보기도 했으리라. 시린 눈발에 얼기만 한 것은 아니었으리라. 더러는 따스한 아랫목에 지져보기도 했으리라. 구멍 난 흙양말을 신기만 한 것은 아니었으리라. 더러는 보드라운 버선코를 오똑 세워보기도 했으리라. 종종.. 시 읽기... 2009.09.10
남해 물결 위에 띄운 편지... <남해 물결 위에 띄운 편지> -서포 김만중을 생각하며 천 리 물길 끝나는 곳에 뱃길은 다시 시오 리. 300여 년 전 당신이 걸어 내린 길입니다. 囚人(수인)의 몸으로 수레에 실려 온 천릿길에 다시 더해진 뱃길 시오 리는, 일찍이 임진난에 충무공이 왜구들을 귀신밥으로 삼아냈던 길입니다. 어쩌면 당.. 시 읽기... 2009.09.02
'비겁자들'의 세상...숨을 쉬고 싶다... [김주완의 지역에서 본 세상]‘3·15의거의 도시’ 마산은 지금… 김주완(경남도민일보 자치행정부장) kimgija@naver.com 마산은 1960년 4·19혁명을 촉발시킨 ‘3·15의거’의 도시다. 1979년에는 부산과 함께 ‘부마민주항쟁’을 일으켜 박정희 독재에 조종을 울린 도시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마산시민들은 .. 하루하루... 2009.08.27
'인연'이 만들어 낸, 쓰나미 속의 희망...<해운대> #-1. '쓰나미', 흐릿해진 기억을 덮쳐 오다. 2004년 동남아에 밀어닥친 '쓰나미'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나라 밖의 일이라, 그저 일상의 흥미로운 뉴스거리로만 접했던 게 사실이다. 2008년 중국 쓰촨성을 초토화 시킨 대규모 지진이 일었을 땐, 이 나라 안에서 아직 충격적인 지진의 경험을 갖지 못한 탓에.. 나만의 영화관... 2009.08.18
절망의 끝에서 만난 탈출구...<국가대표> #-1. 절망, 그 바닥의 힘! '태양을 의논하던 이야기는 / 항상 태양을 등진 곳에서 비롯되었다'(<꽃덤불>, 신석정)는 시구처럼 '희망'은 항상 '절망'의 밑바닥에서 튕겨 오른다. 그렇게 불쑥, 튀어오른 그들에게 감독은 '국가대표'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렇게 다섯 사내의 삶이 저마다의 '희망'이라.. 나만의 영화관... 2009.08.18
김강태님의 시, <돌아오는 길> <돌아오는 길> *김 강 태* ...춥지만, 우리 이제 절망을 희망으로 색칠하기 한참을 돌아오는 길에는 채소 파는 아줌마에게 이렇게 물어보기 희망 한 단에 얼마예요? ==================================================== 희망을 사고 팔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비록 그것이 엄청나게 비싸서 함부로 살 수 없다해.. 시 읽기... 2009.08.12
벗...묵은 이름을 들추며... # 벗이여, 그 이름만으로도 심장의 결이 한쪽으로 눕는... 돌이켜보면 정말 철없었던 때였던가보다. 사는 일에 두려움없이 마냥 씩씩하기만 했던 그 때는... 하루하루 별다른 반성없이 밤을 맞고 다시 아침을 맞는 동안 몇 번의 사랑을 하고, 또 몇 번의 이별을 하고, 그걸 핑계로 우린 그때마다 괴로운 .. 하루하루... 2009.08.12
<강변민박> 한 채를 꿈꾸다... <꿈> 내가 가진 많은 꿈들, 가깝고 먼 꿈들 가운데 하나는 한적한 강변마을에 조그마한 민박집 한 채를 꾸리는 것입니다. 이름 난 유원지의 번듯한 민박집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그저 벽면에 붉은 페인트로 ‘민박’이라고만 써놓아도 좋고, 또는 흰색 아크릴 간판에 ‘민박’이라고 덧댄 붉은 글.. 하루하루... 2009.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