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새벽, <오어사>(吾魚寺)에 들다..... - 마당에서 올려다 본<오어사 자장암> -<오어사 앞 오어지> 묵혀둔 필카를 오랜만에 꺼내들었다. 학부 시절, 이 카메라(Nikon FM2) 하나 사려고 여름 땡볕 아래 삽질을 해댔던 기억이 선연하다. 책장 선반에 장식으로만 놓였던 카메라를 수년 만에 꺼내들고 밤길을 나섰다. 포항 운제산 오어사...자.. 나라 안 떠돌기... 2008.12.02
TV가 우리집에 온 날...<007퀀텀 오브 솔리스> 독한 맘 먹고 TV를 새로 장만했다. 결혼 5년...애들로 인해 마구마구 늘어나는 살림을 감당치 못해 절로 잔소리가 늘었지만, 그 잔소리를 쏙~ 들어가게 하는 한 마디는...역시 "애들한테 필요해"라는 말! (나도 어쩔 수 없는 대한민국 부모가 돼가는 모양이다.) 아내가 어디선가 이것저것 꽤 유용한(아내의.. 나만의 영화관... 2008.12.01
아내 하나, 남편 둘, 이건 도대체...<아내가 결혼했다> <아내가 결혼했다>(박현욱 / 문이당, 2006) 참 발칙한 상상이다. '아내가 결혼했다니'. "만약 내 아내가 그랬다면?"...상상만으로도 가슴 한 구석이 쿵, 한다. 그러나 나는 책읽기를 멈출 수 없었다. 처음엔 장면 장면에 마침표처럼 찍힌 '축구이야기'를 읽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내'와 '남.. 시 읽기... 2008.11.29
미천한 자본주의의 발상...<볼거리만들기> # 마창대교... 참 잘 빠진 다리다. 특히나 한밤, 다리 아래서 올려다보는 태는, 그동안 볼거리가 변변찮았던 우리 지역에, 단연 명물이 될 만한 품을 충분히 갖추었다. 2004년 처음 일을 벌인 뒤로 4년여, 모두 짓는 데 50여 개월이 걸렸다. 2008년 7월, 보름 여의 무료 통행 기간에는 마산, 창원, 진해 시민의 .. 나라 안 떠돌기... 2008.09.24
내 맘에 곰삭은 풍경 하나...<한계령> 먼 길이었습니다. 휴가를 맞아 이 폭염속을 헤집고 참으로 먼 길을 올랐습니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사는 5남매가 저마다의 가족들을 이끌고 속초 바닷가로 모여든 요며칠이었습니다. 숙소로비에서 갑작스레 터져나오는 경상도 억양의 반가운 감탄사들... "야~ 잘 살았나...반갑데이...하~따야 이기 울.. 나라 안 떠돌기... 2008.08.06
<우산을 쓰다>...(심재휘) 우산을 쓰다 -심 재 휘 어제는 꽃잎이 지고 오늘은 비가 온다고 쓴다 현관에 쌓인 꽃잎들의 오랜 가뭄처럼 바싹 마른 나의 안부에서도 이제는 빗방울 냄새가 나느냐고 추신한다 좁고 긴 대롱을 따라 서둘러 우산을 펴는 일이 우체국 찾아가는 길만큼 낯설 것인데 오래 구겨진 우산은 쉽게 젖지 못하고 .. 시 읽기... 2008.07.25
시인과 시인과 카피라이터...자본주의자 며칠 전이었습니다. 새벽 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전화벨이 울립니다. 그 늦은 시간에 이름도 없이 번호만 뜨길래 잠깐 망설이다 폴더를 열었지요. 저 만치 아득한 목소리...조금은 술에 취한 듯, 또 조금은 추억에 잠긴 듯... "누구...?" "나야, 나!...그새 목소리도 잊었냐?..." "누구...셔요?" "나라니까..... 하루하루... 2008.07.21
배를 매며...(장석남) 배를 매며 -장 석 남 아무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등 뒤로 털썩 밧줄이 날아와 나는 뛰어가 밧줄을 잡아와 배를 맨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배는 멀리서부터 닿는다. 사랑은, 호젓한 부둣가에 우연히, 별 그럴 일도 없으면서 넋 놓고 앉았다가 배가 들어와 던져지는 밧줄을 받는 것 그래서 어쩔 수 .. 시 읽기... 2008.06.26
<서평> [어린 꽃다지를 위하여](이응인) ‘어린 꽃다지’를 위한, 그리하여 우리 모두를 위한……. #-1. 어린 것들의 자리... 이십대의 첫 겨울. 친구의 진학 때문에 밀양으로 동행하게 되었던 나는, 가난했던 내 친구에게 펼쳐질 앞으로의 대학 생활이 그네 살림만큼이나 주름지고 팍팍할 것이라 여겼다. ‘시(密陽市)’라는 행정명은 번듯했.. 시 읽기... 2008.06.25
색 떨군 자리, 시간이 멈추다... # 두 여인...시간이 색을 떨구다... 10여 년의 터울이 있어보이는 두 여자가 같은 시간대에 앉아 있다. 저들 사이, 빛을 떨구니 10여년의 터울이 사라진다. 아하~! 시간이 빛 안에 들어있음을 알겠다! 하루하루... 2008.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