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막에서의 넉 달...... 한낮이면 바람 한 점 없는 일상을 치른다. 쏟아지는 폭염 속으로 뛰어드는 일은 어지간한 엄두로는 행하지 못할 일이다. 그늘만 딛고 산 시간이 어느 덧 넉 달...... 손끝, 마음끝이 물러질 대로 물러져 혹독한 저 태양의 빛살을 감당이나 할 수 있을지...... 정작 일을 벌이기도 여기저기서 이름을 들먹여.. 하루하루... 2009.07.06
神이 죽어버린 시대의 초인...'마더'(mother) '엄마'...혀끝에 물리는 그 이름이 비릿하다. 한평생 설움이 많고, 눈물이 속으로 배어든 이름이다. 한없이 무르고 연약하여, 금세라도 휘청, 허리 꺾일 것 같은 이름이다. 그래서 그 무릎 아래 오그종종 기어들면 아무리 악인이라 할지라도 금세 울먹이고 마는, '엄마'는 그런 이름이다. 그러나 또 한 편.. 나만의 영화관... 2009.07.02
아~, 나의 대통령... 가까이, 제 삶터 가까이 당신이 계셨음에도, 번잡함을 핑계로 한 번도 걸음하지 못했습니다. 세인들의 번잡스러움이 가실 때쯤이면, 시골 아버지를 찾아 뵙 듯, 손주같은 아이들 앞세우고 찾아뵈올까, 그렇게 미루기만 했던, 우둔하기 짝이 없는 시간들이었습니다. 봉하의 그 조그마한 동네 점방에서 .. 하루하루... 2009.05.26
우상의 눈물... 우상의 눈물... 어느 누구도 눈길 한 번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던, 한 때 이 나라 최고의 권력자이자 독재자였던 이에게 고함을 질러대던 그 날부터 그는 내 우상이 되었다. 못 생긴 얼굴에 자그마한 체구는 그를 참 볼품없는 사람처럼 보이게도 했지만, 언제나 당당함을 잃지 않고, 옳은 것이라 믿는 것.. 하루하루... 2009.04.24
[시] <당신에게 미루어놓은 말이 있어>(문태준) 당신에게 미루어놓은 말이 있어 오늘은 당신에게 미루어놓은 말이 있어 길을 가다 우연히 갈대숲 사이 개개비의 둥지를 보았네 그대여, 나의 못다 한 말은 이 외곽의 둥지처럼 천둥과 바람과 눈보라를 홀로 맞고 있으리 둥지에는 두어 개 부드럽고 말갛고 따뜻한 새알이 있으리 나의 가슴을 열어젖히.. 시 읽기... 2009.04.21
<사이>... <경행제>(景行齊) 경남 마산신 진전면 오서리에 위치한 경행제는, 안동권씨 문중(安東權氏 門中)의 문화보고였던 회계서원의 지원격으로 1867년 3월에 건립된 건물이다. 문중(門中)의 제실 겸 한학(漢學)의 서숙으로 사용되었으나 일제(日帝)의 강점(强點)이 시작된 1910년부터는 사립(私立)경행학교.. 나라 안 떠돌기... 2009.04.05
지워지는 기억을 따라...14번 국도의 기억 여기저기 봄꽃들이 지천인 계절이다. 성질 급한 몇 놈들은 날 선 바람에 벌써 톡, 톡, 모가지를 꺾고 화단 모퉁이에서 장렬하게 시들기도 하는 봄... 그러나 아직 피지 않은 봉오리들이 더 많은 까닭에, 여전히 맘 속엔 기다림이 진하다... 요 몇 주, 스스로 반성이 많은 시간들... 몸도 맘도 떨어지는 꽃.. 나라 안 떠돌기... 2009.04.02
어느 백수의 살림이야기... 일을 그만둔 지 꼬박 한 달... 십수 년, 야행성에 길들여진 몸을 하루아침에 아침형으로 바꾸는 게 무엇보다 힘든 일이라 여겼지만, 정작 그보다 더 힘든 일이 '주부의 일상'임을 몸소 깨닫는 요즘이다. 아침 7시 30분. 출근하는 아내를 배웅하느라 실눈을 뜨고 겨우 꼼지락댄다. (아침밥은 아직 감히 엄.. 하루하루... 2009.03.30
<남한산성>(학고재, 2007)에 들다 이전으로 수정 삭제 이전으로 수정 삭제 --> (김훈)에 들다... [현대소설] --> 등록일 2007-09-21 17:43:47 조회수 361회 2007. 9. 15(토), 저녁, <남한산성>에 들다... 몇달 째 벼르던 책이다. 이저런 이유로 책장을 넘기지 못하다가 집안 일로 하루를 시골집에서 묵으며 하룻밤에 읽어내렸다. 모처럼 밤을 새워가.. 시 읽기... 2009.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