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희님의 시 <민들레>... <민들레> *김 명 희 너도 길바닥에 나앉았구나 이 빠진 청춘과 샛노란 추억의 갈림길에서 구름 한 장 끌어다 덮고 용케도 참고 있구나 보도블록 틈새라도 등때기 붙일 수 있어 행복하다 고개 끄덕이지만 흘러간 어둠과 눈물 헛발로 맴돌지 않도록 뿌리째 신경통 앓는 무릎 사이 하얗게 흔들리는 봄.. 시 읽기... 2011.07.03
<이미 밤이 자욱하다>(장석주)... <이미 밤이 자욱하다> *장석주 고양이가 작은 새 한 마리를 낚아챈 것은 순식간의 일이다 그렇게 새장 속의 카나리아 한 놈이 고양이에게 희생되었을 뿐이다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희생이 있었던 저녁녘이다 허나 평발로 다가오는 저수지 일대 저녁은 절대로 안전하다 붉은 달이 불끈 떠올랐다 .. 시 읽기... 2011.01.16
<전라도 길>(한하운)... <전라도 길> --소록도로 가는 길에 *한 하 운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천안 삼거리를 지나고 쑤세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 속으로 쩔름거리며 가는 길......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 시 읽기... 2011.01.16
박태일님의 산문집...<새벽빛에 서다>... 박태일 지음, <새벽빛에 서다>(작가와 비평, 2010) 모처럼 찾은 시내 대형서점에서, 막 배송되어 묶음끈도 풀기 전의 이 책을 만났다. 책 제목처럼 첫 빛을 가려뽑은 행운...기분 좋다! 시인인 글쓴이가 수십 년 여기저기 풀어놓은 줄글들이 한 울 안에 오롯이 담겼다. 이미 어떤 것은 신문에서, 또 어.. 시 읽기... 2010.12.14
강재윤님의 시...<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강 재 윤* 견딜 수 없는 날들은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그리움을 견디고 사랑을 참아 보고 싶은 마음 병이 된다면 그것이 어찌 사랑이겠느냐 그것이 어찌 그리움이겠느냐 견딜 수 없이 보고 싶을 때는 견디지 마라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 시 읽기... 2010.11.30
송창우님의 시......<성탄절 아침> <성탄절 아침> *송 창 우 바다가 보이는 창에 하얗게 나무가 자랐다 분별없는 말들은 가지 끝에 얼어붙고 송전탑에 꽃이 깜빡 피었다 졌다 물일을 나간 아버지는 바지를 벗고 우리 집 빨랫줄에 예수님처럼 두 팔을 벌리고 널려 있었다. =========================송창우 시집, [꽃 피는 게](신생, 2010) 십여 .. 시 읽기... 2010.11.28
[디카시]...<웃음>(이은호) 가을바람이 살근살근 발바닥을 간질이나 보다 푸하핫! -이은호 <웃음>, 2010년 제3회 고성디카시페스티벌 초등부 최우수작 ================================================================================== 장승의 표정이 어째 저리 환한가! 외가로 넘나들던 산고갯길, 마냥 무서워 엄마의 치마 끝단을 그러쥔 손끝에 .. 시 읽기... 2010.11.03
(소설)<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신경숙)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문학동네, 2010)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는 일은 반가운 것인가? 그런가? 마음 한 구석, 폐쇄증을 앓는다고 생각하는 나는 종종 혼자만의 공간에 틀어박혀 시간을 궁글릴 때가 있다. 사람이 귀찮고, 세상 일에 마음이 들끓지 못해, 그저 혼자 조용.. 시 읽기... 2010.11.01
사랑을 놓치다...(윤제림) <사랑을 놓치다>......(윤제림) ...내 한때 곳집 앞 도라지꽃으로 피었다 진 적이 있었는데, 그대는 번번이 먼 길을 빙 돌아다녀서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내 사랑! 쇠북 소리 들리는 보은군 내속리면 어느 마을이었습니다. 또 한 생애엔, 낙타를 타고 장사를 나갔는데, 세상에! 그대가 옆방에 든 줄도 .. 시 읽기... 2010.10.14
<길이 나를 들어 올린다>...손택수 <길이 나를 들어 올린다> *손 택 수* 구두 뒤축이 들렸다 닳을 대로 닳아서 뒤축과 땅 사이에 새끼손가락 한 마디만 한 공간이 생겼다 깨어질 대로 깨어진 구두코를 닦으며 걸어오는 동안, 길이 이 지긋지긋한 길이 나를 들어 올리고 있었나 보다 닳는 만큼, 발등이 부어오르는 만큼 뒤꿈치를 뽈끈 .. 시 읽기... 2010.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