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에 딱 한 번, '신의 한수'가 허락된다면... 우리 생에 '신의 한 수'는 있는가? '바둑'은 인류의 오랜 놀이 가운데 하나다. 서양에 체스가 있다면 동양은 바둑으로 그에 맞선다. 문자가 생기기 이전인 4,300여년 전에 발생하였다는 설이 있으니, 기원으로 따지자면 인류의 처음과 거의 맞먹는 연원이다. 영화, <신의 한 수>는 이 오.. 나만의 영화관... 2014.07.15
김왕노, <천형> 달리고 달려도 결국 만나지 못하는 그리움인 줄 안다. 울고 울면서 달려가도 만나지 못하는 사랑인 줄 안다. 무슨 잘못이 있었는가. 저 평행이란 천형 소실점에서 더 끝으로 사시사철 가고 가도 용서가 없다. -김왕노<천형> ================================================================= ‘그리움.. 디카시... 2014.07.14
황영자, <말 안 하기> 간밤에 조신하기로 소문난 남원댁과 어촌계장 박씨가 초승달을 떨구고 갔다 등허리에 꽂혀 내가 아프다. -황영자님의 < 말 안하기> =================================================== 당 말기에 열한 명의 천자를 섬기며 백성의 어려움을 보살핀 ‘풍도(馮道)’라는 사람은, 말(言)이 시대를 어지.. 디카시... 2014.07.05
김영철, <마실 중> 가을 햇살 너무 맑아 잠시 들에 나갑니다 모처럼 오시는데 서운함을 어쩌지요 굳이 날 찾으려거든 바람 끝으로 오시지요 -김영철님의 <마실 중> ================================================== 구한 말, 고종은 당대 유명한 화가인 소치 허련(許鍊·1809~1892)을 골탕 먹이려고 그에게 춘화(春畵) .. 디카시... 2014.07.05
이용철, <아버지> 딸내미 시집보낼 때 얻은 빚이 아직 막막한데 아내의 수술비가 파도보다 높다 작은 호롱불로 저 거대한 섬광과 싸우는 사람 - 이용철 <아버지> ===============================================================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의 아버지는 ‘거대한 섬광’과도 같았을 터. 꼿꼿이 올려다보기엔 .. 디카시... 2014.07.02
박남준님의 시, <취나물국> <취나물국> -박남준 늦은 취나물 한 움큼 뜯어다 된장국 끓였다. 아흐 소태, 내뱉으려다 이런, 너 세상의 쓴 맛 아직 당당 멀었구나. 입에 넣고 다시금 새겨 빈 배에 넣으니 어금니 깊이 배어나는 아련한 곰취의 향기. 아, 나 살아오며 두 번 열 번 들여다보지 못하고 얼마나 잘못 저질.. 시 읽기... 2014.07.02
새벽, 날빛 속... 생은 결국, 내 길 위에서 언제나 혼자였음을 뼈저리게 깨달아야 한다. 그러면 혼자서 걸어온 내 길이 그리 욕되지 않았음을 위안할 수 있으리... 언제고 새벽녘 잠들지 않고 그 강변에 서면, 찰방찰방... 일찍 잠깬 물새들 둥지 옮기는 소리 들리리라. 그 둥지 아래 아비어미를 닮은 어린 목.. 카테고리 없음 2014.07.01
지상의 실눈 하나... 천공(天空), 한 귀퉁이 베어 물린 달 한 조각, 사람들 사는 마을엔 그 달을 닮고 싶은, 채 뜨지 못한 실눈 하나... ======================================================================================== 어느 해 가을, 바다가 내려다뵈는 작은 방에서 새벽을 맞았다. 아직 날이 밝기 전, 모든 것이 아직은 적막 .. 디카시... 2014.06.30
지리산, 천왕봉에 오르다(2) (법계사 쪽에서 내려다 본 풍경)-파노라마 촬영 법계사에서 운행하는 버스(성인 2천원)를 타고 중산리에서 약 5분 정도 오르면 '순례길'이라는 현판 아래로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된다. 이 등산로들이 언제 다듬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계절마다 드나들던 20년 전의 분위기와는 사.. 나라 안 떠돌기... 2014.06.29
문태준님의 시 <강을 건너가는 꽃잎처럼>... 강을 건너가는 꽃잎처럼 *문 태 준 강을 건너가는 꽃잎들을 보았네 옛 거울을 들여다보듯 보았네 휘어져 돌아나가는 모롱이들 울고 울어도 토란잎처럼 젖지 않는 눈썹들 안 잊혀지는 사랑들 어느 강마을에도 닿지 않을 소식들 나 혼자 꽃 진 자리에 남아 시원스레 잊지도 못하고 앓다가 .. 시 읽기... 2014.06.26